"아버지 공사장 옷, 빨아도 냄새" 세탁법 묻는 고2...도움 쏟아졌다[오따뉴]

이소은 기자
2026.08.27 11:06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살만합니다. [오따뉴 : 오늘의따뜻한뉴스]를 통해 그 온기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A학생이 방학동안 일하고 받은 알바비로 샀다는 고기. /사진=스레드 캡처

사업을 그만두고 현장 일을 시작한 아버지를 둔 아들이 SNS에 작업복 세탁법을 묻자, 누리꾼들이 앞다퉈 "돕겠다"고 나섰다.

지난 6월 SNS 스레드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학생은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을 그만두시고 요즘 공사장 현장 일을 나가시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옷이나 양말, 신발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빨래를 하는데, 세제를 많이 넣고 빨아도 계속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양말, 신발은 집안에 두면 잘 때 냄새가 너무 심해 베란다에 두고 있다. 아빠가 말은 안 하시는데 미안해하시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현장직 일하시는 형들은 집에서 어떻게 관리하시냐"고 물었다.

기특한 학생의 글에 누리꾼들은 앞다퉈 조언을 건넸다. 세탁용품이나 작업 물품을 직접 보내주겠다는 댓글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신발 냄새는 내부 세균을 없애지 않으면 계속 난다. 저희 신발 탈취제를 뿌려주시면 싹 사라진다. 그런데, 학생이라고 하시니 DM 한번 확인해달라"라고 댓글을 남겼다.

"형이 브랜드 안전화 보내줄게. 아버지 발 사이즈 알려주라. 형이 안전용품 도소매 업체라 매입가격이 시장가보다 저렴해서 부담 안 되니 꼭 알려줘. 나서서 주는 도움 마다하지 말고 나중에 커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베풀면 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후 A학생은 추가 글을 통해 "많은 어른이 도움을 주셔 정말 감사하다. 양말과 세제를 보내주신다는 분도 스무분이 넘고 계좌 알려주면 돈을 보내주겠다는 분도 많으신데, 제가 이걸 다 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인사했다.

한 달이 지난 7월 A학생은 또 한 번 스레드 계정에 후기를 남겼다.

A학생은 "수많은 빨래 방법은 물론 탈취제, 양말, 건조기, 돈까지 보내주고 싶다던 많은 분 덕분에 장마 기간에도 냄새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고 재차 인사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방학해서 알바로 적은 금액이지만 아버지께 도움을 드리며 공부도 열심히 하려 한다. 가끔 소식 알려달라던 어른들이 계셔서 짧게나마 근황과 감사 인사 남긴다"고 밝혔다.

A학생은 최근에도 SNS를 통해 근황을 알렸다.

지난 26일에는 "방학 동안 알바하면서 처음으로 제힘으로 돈을 벌어봤는데 다리도 아프고 많이 피곤하더라. 아버지는 현장에서 훨씬 힘든 일을 매일 하실 거라 생각하니 존경스럽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알바비를 아버지께 드리려 했는데 못 받겠다고 하셔서 대신 고기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퇴근하시면 같이 구워 먹는데 너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A학생은 "이번에 알바를 하며 댓글 남겨주셨던 어른들이 다시 생각났다. 저보다 훨씬 복잡하고 힘든 하루를 보내시는 와중에 얼굴도 모르는 제 글을 보고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시고 이것저것 보내주겠다고 하셨던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직접 돈을 벌어보니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진심을 담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저도 어른이 되면 누군가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