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 헌법재판소 연구관들 모여 '재판소원' 실무 경험 나눴다

이혜수 기자
2026.09.01 17:01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독 헌법재판소 연구관 간담회에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Friedrich Kern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부터 기념 선물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을 75년 전부터 재판소원제를 운영해 온 독일의 재판소원 실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들었다.

헌법재판소는 1일 헌재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한-독 헌법재판소 연구관 간담회를 열고 독일의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독일은 재판소원 제도를 시행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1951년 헌법재판 제도를 출범하면서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해 75년 동안 운용 중이다. 한국은 재판소원 제도를 지난 3월12일부터 도입 및 시행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우리 헌재는 38년 동안 국민기본권을 보다 확장하는 많은 결정을 했다"며 "헌법이 우리사회의 최고 규범임을 상기하고 확인해왔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우리나라 재판소원제가 새로 도입됐다. 새로운 과제를 맡는 헌재에게 오랫동안 재판소원제를 운영해온 독일의 경험이 소중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에 따르면 재판소원 도입 이후 7월31일까지 접수된 전체 헌법소원 3008건 중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914건이 재판소원 사건으로 파악됐다. 1914건 중에서 지정재판부의 회부 절차를 거쳐 전원재판부 본안 판단으로 넘어간 사건은 15건(약 1%)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지금까지 독일 연방헌재에서 어떤 기준으로 법원의 판결을 심리해왔는지, 판결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의견을 어떻게 구해왔는지 등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한국 연구관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이종훈 헌재 헌법연구관은 "독일 연방헌재가 재판을 취소할 경우 연방헌재의 결정의 기속력은 어디까지 미치는지, 주문뿐 아니라 이유까지도 기속력이 미치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독일 측은 "연방헌재 결정의 기속력은 주문뿐 아니라 결정을 지탱하는 주요 이유에도 미친다"면서도 "묵시적으로 전제된 모든 쟁점에까지 당연히 기속력이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해당 논점이 주문을 정당화하는 데 필수적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헌재에서 재판소원의 당사자인 일선 법원의 관계자를 불러 의견 청취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독일 측은 "일선 법원 입장을 표할 가능성은 없다. 법원은 (헌재의) 재판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서면 등의 방식으로 의견을 청취할 수는 있으나 법원에 직접 출석해 변론을 참가하게 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독일 연방헌재가 재판을 취소해 돌려보냈음에도 하급심 법원에서 기존과 같은 결론을 반복할 경우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독일 측은 "법원이 다시 유사한 결론을 내리면 당사자는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헌재와 법원의 갈등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영사 조력권 사건에서는 일반 법원이 국제법상 권리침해를 국내 형사절차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헌재가 두 번이나 결정을 취소하고 법원이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헌재의 뜻을 관철했단 사례를 들었다.

이 밖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실효적 형사소추 요구권과 재판기록 송부 방식 등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번 간담회는 창립 75주년을 맞은 독일 연방헌재 요청에 따라 성사됐다. 독일은 창립 38주년을 맞은 한국 헌재의 역할과 권한, 헌법소원 제도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희망한다 요청했다. 독일 연방헌재 소속 헌법연구관들은 매년 한 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의 헌법기관 관계자를 만나 간담회를 갖고 방문국의 주요 헌법적 쟁점에 대해 배운다.

양국의 헌재는 2015년부터 재판소장과 다수 재판관이 주기적으로 상호 국가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한-독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사진=헌법재판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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