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8월28일 잭슨홀 연설에서 통화 긴축을 시사하면서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졌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전망은 9월1일 새벽(현지시간) 기준 66.4%로 나타났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 격언 중 하나가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가가 오르고 금리를 인상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9월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연준은 과연 이달 중에 금리를 올릴까. 이 경우 증시는 연준의 통화 긴축을 이기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4가지 변수를 살펴본다.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홀렌호스트는 보고서에서 워시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평소보다 더 매파적이긴 했지만 "아주 약간 더 매파적이었을 뿐"이라며 최근 경제지표는 통화정책을 긴급하게 긴축해야 할 필요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7월 FOMC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고용 약화를 보여줬다"며 "9월 FOMC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해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글로벌 수석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도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워시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시사한 것만큼 경제가 강한 모멘텀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로 반영한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경제의 전반적인 성과는 강력해 보이며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압박을 견뎌내는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디티아 바브는 보고서에서 "경제지표에서 중대한 하방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워시 의장은 이제 (9월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잭슨홀 연설을 통해 얻은 (인플레이션 안정에 대한) 신뢰의 일부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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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9월 통화정책은 오는 4일에 나오는 8월 고용지표와 11일에 발표되는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긴축이 증시에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경제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세븐스 리포트의 창립자이자 사장인 톰 에세이는 "9월 금리 인상이나 연내 한두번의 금리 인상이 경제 성장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제가 견고한 기반 위에 서 있기 때문에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그 기반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제지표 둔화 조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에세이는 오히려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해 2번 정도의 금리 인상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 7월 FOMC 이후 30년물 국채수익률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 공급 증가 우려 등 여러 요인들이 있었지만 워시 의장이 말로는 물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실제 금리 인상은 주저할 수 있다는 불신도 작용했다.
이와 관련, 세븐스 리포트의 에세이는 "금리 인상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란 시장의 신뢰도를 되살릴 것"이라며 "이는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을 낮춰 주식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정할 뿐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수익률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특히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차입 금리의 벤치마크가 된다.
에세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통제와 관련해 연준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강화해 시장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준이 지난 7월 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오히려 장기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단 하나의 변수는 기업 실적이다.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것도 연준의 통화정책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증시는 랠리를 이어갈 수도 있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올해 하반기에도 밝다. 배런스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성장률은 올 2분기 34.5%에 이어 3~4분기에도 30%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 2월28일 이란전쟁이 시작된 후 국제 유가가 거의 14% 급등했음에도 타격을 받지 않고 AI(인공지능) 호황에 힘입어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의 토르스텐 슬록은 최근 주식시장의 내러티브는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올라가는 채권시장에 연동돼 있지만 결국은 AI 트레이드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봤다.
그는 "AI가 성공해 기술기업들이 수조달러의 매출을 창출한다면 이는 엄청난 디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며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AI가 성공하지 못하고 AI 버블이 터진다면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빠져나와 국채로 이동하면서 장기 국채수익률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태평양 시장 책임자인 토머스 매슈스는 CAPE(경기 조정 주가수익) 비율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CAPE 비율은 주가를 과거 10년간의 평균 이익으로 나눈 밸류에이션 지표다.
그는 "CAPE 비율이 깜짝 놀랄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오른 이유는 최근 기업들의 이익이 매우 빠르게 증가해 CAPE 비율 산출에 사용되는 장기 추세 이익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CAPE 비율이 "진정한 경고 신호인지는 결국 현재의 실적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는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노동부의 7월 구인 규모가 발표된다. 장 마감 후에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팔로 알토 네트웍스, 크레도 테크놀로지, 몽고DB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