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를 세종시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본청 역시 청사 신축 후 이전하기로 하면서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청사 이전까지 예고되면서 조직 구성원들의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가 세종시로 이전되면 법무부는 1983년 정부과천종합청사 입주 이후 약 44년 만에 과천을 떠나게 된다. 법무부는 과천으로 옮기기 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있었다. 지금의 정부서울청사다.
실제 이전까지는 여러 법적·행정적 절차가 남았지만 갑작스런 공식 발표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법무부의 한 부장검사는 "청사 이전 방침은 발표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인사이동에 따라 근무지를 옮기면 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갑자기 생활 터전을 바꿔야 하는 만큼 전반적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내부의 당혹감은 법 개정과 실무 조율이 이뤄지기 전에 '내년 상반기'라는 이전 개시 시점부터 공개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검사는 "아직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최소한의 실무 의견수렴과 사전 설명은 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2010년대 들어 과천청사의 주요 경제·사회부처는 차례로 세종청사로 옮겼지만 법무부는 과천에 남았다. 세종시 건설과 중앙부처 이전 절차를 정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행복도시법)이 법무부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을 이전 제외 부처 명단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행복도시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법이 개정되면 공청회와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를 거쳐 이전 대상과 방법·시기, 예상 비용 등을 담은 이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공소청과 중수청 본청의 이전은 법무부보다는 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옮긴다는 원칙만 제시했다.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공소청 본청과 서울에 남는 대법원 사이의 업무 연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청법은 공소청을 대법원에 대응해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현재 대검찰청도 상고·재항고 사건의 접수와 처리 등 대법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공소청 본청이 서울을 떠나게 되면 검사와 실무진이 상고심 대응과 업무 협의를 위해 먼 거리를 오가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 법무부 역시 국가·행정소송과 헌법재판 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대법원·헌법재판소와 멀어지는 데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