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의 항소 요청에도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경찰관이었던 의뢰인은 다시 재판받을 기회를 잃고 경찰직도 잃었다.
9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전직 경찰관 A씨가 변호사 B씨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2023년 9월 당시 한 파출소 팀장이었던 A씨는 부산 강서구 한 도로에 정차된 차량 운전석에 앉아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었다. 이러한 A씨의 모습을 동료 경찰관들이 발견해 A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를 수임하며 사건 변호를 맡겼다. A씨는 음주 측정 과정이 위법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A씨는 B씨에게 항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B씨는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고 일주일 뒤 판결을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A씨는 결격사유 발생으로 퇴직했고 공무원연금법 등에 따라 퇴직수당과 급여도 일부 줄었다.
A 씨는 B씨의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B씨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퇴직수당과 퇴직연금, 위자료 등 약 5억4300만원을 청구했다.
법원은 B씨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B씨의 항소장 미제출로 A씨가 자신의 형사사건에 대해 항소심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했더라도 경찰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A씨가 주장한 재산상 손해까지 B씨의 항소장 미제출로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청구액 5억4326만원 가운데 A씨가 재판받을 기회를 잃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2000만원만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