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월세지원금을 둘러싸고 일부 직원이 실제 계약 내용과 다른 서류를 제출해 지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이 회사의 월세지원금 등을 부정수급한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부정수급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고라는 중징계에 대해 정당한지를 판단할 때는 해당 행위의 내용과 경위, 고의성, 반복성, 허위서류 작성 여부와 회사의 신뢰를 얼마나 훼손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거나 징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허위서류 제출, 회사 재산의 부정 취득 등을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더라도 실제 징계 수위는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과 경위 등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해고는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인 만큼 해당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회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해고라는 징계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만들거나 실제 계약과 다른 내용을 기재해 지원금을 받았다거나, 수개월 또는 수년간 반복적으로 지원금을 받아왔거나, 회사가 사실을 알았다면 지급하지 않았을 금액을 적극적으로 속여 받아냈다거나 하는 사실까지 확인된다면 중징계나 징계해고의 사유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직원이 회사에 이미 받은 지원금을 뒤늦게라도 돌려준다면 어떨까. 이미 부정수급으로 받은 지원금을 돌려줬다고 해서 징계사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가 돈을 반환받았는지, 근로자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했는지, 피해가 회복됐는지 등은 징계 수위를 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부정수급액이 많지 않고 장기간의 비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후에 전액 변상하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해고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본 사례가 있다. 법원은 5년간 약 48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직원이 적발 후 전액 변상한 사건에서 해고보다 감봉 정도의 징계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유형의 비위행위를 반복한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미 같은 문제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근로자가 다시 유사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 징계를 받은 사건에서 법원은 기존 징계에도 불구하고 비위행위를 반복했다는 점 등이 고려돼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하희봉 변호사(로피드 법률사무소)는 "이번 삼성 사례에서 만약 직원들이 실제 임대차계약과 다른 계약서를 만들어 제출했다면 사기죄가 문제 될 수 있고 임대인 명의를 무단으로 썼다면 사문서위조까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지만 형사 처벌 여부와 징계 여부는 별개"라며 "사기 혐의에 불기소처분이 났더라도 그것만으로 징계사유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 착오에 가까운 경우라면 견책·감봉·정직 등 비교적 가벼운 징계가 적정할 수 있지만 고의적으로 허위서류를 만들어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원금을 받아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크게 훼손했다면 해고까지 정당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