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30m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채 25분간 놀이기구에 갇혔던 10대 탑승객 2명이 각각 27만5000달러(한화 약 3억8200만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오리건 라이브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오리건주 멀트노마 카운티 배심원단은 놀이공원 '오크스 파크'와 놀이기구 제조사 '잠펠라'(Zamperla)가 놀이기구 사고 피해자인 시트랄리 고메스-살라이스(16세)와 에비 야노타(16세)에게 총 55만 달러(약 7억634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두 사람이 요구한 최대 200만 달러(약 27억 7600만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고는 2024년 6월 14일 오후 오크스 파크의 놀이기구 '애트모스피어'(AtmosFEAR)가 기계 고장으로 작동을 멈추면서 발생했다.
해당 놀이기구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이 양옆으로 흔들리며 점차 회전 반경을 넓히다가 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당시 탑승객 28명은 지상 약 98피트(약 30m) 높이에 거꾸로 매달린 채 약 25분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탑승객은 비명을 지르거나 울었으며, 구토하거나 실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탑승객 중 9명이 소송을 제기했고, 이 가운데 7명은 각기 다른 액수의 비공개 합의로 소송을 마무리했다. 고메스-살라이스와 야노타만 재판을 진행했다.
사고 당시 각각 만 13세, 14세였던 두 소녀는 사고 이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며 놀이공원과 놀이기구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한국 무술 챔피언인 야노타는 전신 통증과 현기증, 심박수와 혈압 상승 등을 겪었으며, 부상으로 인해 무술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메스-살라이스는 흉통과 공황, 불면증 증세를 호소했다.
두 사람 모두 사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 장애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야노타는 어깨 안전벨트가 풀릴까 봐 두려웠다며 "살면서 느껴본 가장 극심한 공포였다. 내 인생에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메스-살 라이스는 "매일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고 호소했다.
놀이공원과 놀이기구 제조사 측은 "이들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이나 응급실에 가지 않았고 의료진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며 "부모님을 만나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두 소녀가 사고 후 잘 회복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피해 소녀들을 대리한 변호사 마이클 풀러는 "사건의 영향이 놀이기구에 갇혀 있던 25분에 그치지 않고 수년간 이어졌다"며 "이들은 상담과 치료, 약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놀이기구 '애트모스피어'가 360도 회전하던 중 오작동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이후에는 고장이 발생할 경우 즉시 출발 위치로 복귀하는 안전 기능이 추가됐다.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오크스 파크 측은 "놀이기구가 멈춰 선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다행히 모든 탑승객이 무사하고 이번 사건이 해결돼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탑승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놀이기구 제조업체 및 주 정부 검사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펠라 측은 판결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크스 파크는 매년 90만 명 이상이 찾는 놀이공원으로, 지난 3월 121번째 시즌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