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로 아내 불륜 장면 찍은 남편…"사생활 침해" 실형

차유채 기자
2026.08.27 16:24
로봇청소기를 원격으로 조작해 아내의 불륜 현장을 촬영한 대만 남성이 사생활 침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봇청소기를 원격으로 조작해 아내의 불륜 현장을 촬영한 대만 남성이 사생활 침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법원은 타인의 사생활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5개월과 벌금 15만대만달러(약 650만원)를 선고했다.

2021년 결혼한 A씨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주말이나 휴가철에만 별장을 찾았다. 그러던 중 2023년 9월 별장에서 처음 보는 칫솔을 발견하면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후 주차장 CCTV를 확인해 한 남성이 아내를 집까지 배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3개월 뒤 A씨는 아내와 대화하기 위해 원격 모바일 프로그램으로 별장의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켰다. 하지만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실시간 영상 기능을 통해 아내가 다른 남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이를 법적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녹화를 시작했고, 영상에는 아내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 등 사적인 장면도 담겼다.

A씨는 해당 영상을 근거로 아내와 상간남을 상대로 혼인 관계를 침해했다며 200만대만달러(약 87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친구 사이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A씨에게 50만대만달러(약 21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내는 A씨가 자신의 동의 없이 사적인 모습을 촬영했다며 별도로 형사 고소했다. A씨는 재판에서 영상이 정식 증거로 채택됐고 불륜을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형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부부간의 의무가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와 권리에 우선할 수 없다"며 A씨의 행위를 고의적인 불법 촬영으로 판단했다. 로봇청소기 작동 시 불빛이나 음성 안내가 있었더라도 아내가 촬영 사실을 인지하거나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만 현행법상 타인의 동의 없이 사적인 활동이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유포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만대만달러(약 1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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