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물가, 위축된 소비…케빈 워시 잭슨홀 연설 주목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PCE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팩트셋 집계 기준 시장 예상치(3.6% 증가)를 웃돌았다. 올라간 물가가 잘 내려가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서 금융시장에선 '끈적한 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한다. PC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7월 PCE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예측 서비스 페드워치는 올해 11월 중간선거 종료 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상향 조정했다. 7월 PCE 발표 이후 페드워치는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할 가능성을 27.6%에서 26.5%로 하향 조정했다.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3.5%에서 24.3%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8%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군 대상 미국 신용협동조합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의 헤더 롱 수석 경제학자는 CBS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의 여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경유 가격은 갤런당 5.6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유가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의 목표는 연간 물가 상승률 2%다. PCE 발표 전날 톰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은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된다면 연준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콜린스 총재는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 수준에 근접했음을 지적하면서 "물가 하락이 현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신속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페드워치는 7월 PCE 발표 후에도 9월, 10월 FOMC에서 금리 인상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잡았다. 이번 PCE 자료에서 나타난 물가 상승 압력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PCE는 먼저 발표되는 PPI(생산자물가지수)와 CPI(소비자물가지수)를 조합한 결과이기 때문에 상당히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간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매니지먼트 부문 지출이 높아져 PCE를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금융서비스 및 보험 부문 지출 증가 폭이 모든 부문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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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집계 방식을 따르면 증시가 호황일 때 PCE가 더 높아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BEA는 내달부터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매니지먼트 부문 물가 계산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WSJ는 바뀐 방식이 적용되면 PCE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일반 소비자와 밀접한 항목 지출은 대체로 위축됐다. 7월 PCE 중 식품 지출과 의류·신발 지출은 전월 대비 각 0.1% 감소했다. 휘발유 등 에너지 소비 지출은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중동 갈등이 잠시 잦아들면서 6월(전월 동기 대비 9.2% 감소)보다 개선됐으나, 에너지 소비는 여전히 위축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알리안츠 트레이드 소속 경제학자 댄 노스는 CNN 인터뷰에서 "전쟁 불확실성과 높은 물가 상승률, 경제난 속에서 소비자들이 '잠시 (소비를) 쉬어가자'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CNN은 "올해 소비자 지출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재 속에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며 "세금 환급감소와 인플레이션 증가로 하반기에는 이런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다음 FOMC는 9월15~16일로 아직 2주 넘게 남았다. 시장은 28일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캐나다와 관세전쟁, 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금리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품은 것으로 알려져 시장 기대만큼 많은 정보를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