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동개입에도 엔화가치가 다시 하락하는 엔저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은행(BOJ)이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다. 환율공조 체계를 구축 중인 미일 양국 재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양자회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3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160.12엔을 기록, 지난 7월말 미일 양국이 외환시장에 공동개입한 뒤 처음으로 160엔선을 돌파했다. 오후 5시 현재 159.48엔에 거래됐다.
미국과 일본 재무당국은 엔화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7월 외환시장에 공조개입했다. 일본은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인 만큼 미국은 엔화환율 불안이 미 국채금리까지 옮겨붙는 것을 차단하려고 했다. 이에 한풀 꺾인 엔화환율이 재차 상승(엔저)한 이유는 최근 변화가 감지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도 연관이 깊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지난 28일 잭슨홀미팅에서 매파적(통화긴축)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일본에 금리인상 압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를 사들이기 위해 엔화를 매도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른 엔화가치 추가하락(환율상승)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 여파로 일본 10년물 장기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현재 장기채의 기준이 되는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기준 2.944%로 3%에 근접했다. SBI증권의 도카 에이지 수석 채권전략가는 "연내 장기 국채금리 상한선을 3.2~3.3%로 보고 있다"며 "9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은 확정적이며 12월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면 그 자체만으로도 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가 아키라 아오조라은행 수석 분석가는 "엔/달러 환율의 상한을 162엔선으로 보고 있다"며 "연준이 강경한 긴축태도를 보이면서 금리인상이 실기할 수 있다는 '비하인드 더 커브' 우려가 해소됐고 이에 따라 달러신뢰도가 높아져 달러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나토은행의 가리야 쇼고 애널리스트는 엔화환율이 급격히 오르진 않을 것이란 신중론을 폈다. 그는 "호조를 보이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지지 않으면 연준의 9월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후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남아 있다. 31일과 9월1일 미국 애슈빌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G20 회의를 계기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