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주만 최고치, WTI도 90$ 돌파…"디젤, 장중 52개월 최고"

정혜인 기자
2026.09.02 07:20

미-이란 무력 충돌 재개로 공급 차질 우려 증폭,
브렌트유·WTI 모두 배럴당 4달러 이상 상승…
"WTI, 7월 고점 넘어서면 다시 100$대 갈 수도"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또 급등세를 보이며 5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와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모두 배럴당 4달러 이상 오르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 11월물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4.16달러(4.6%) 오른 배럴당 94.65달러로 마감, 종가 기준 지난 7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10월물은 배럴당 4.46달러(5.2%) 급등한 배럴당 90.22달러로 지난 7월23일 이후 가장 높았다.

이란을 겨냥한 미군의 추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분석가는 "미군의 새로운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군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는 이날 SNS(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약 한 달 만에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 지 이틀 만이다.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정오(한국시간 2일 오전 1시)부터 공습에 나섰다며 "이번 공격은 최근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과 중동에 배치된 미군 장병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것에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IRGC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미군 다수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은 자국 영공에 진입한 탄도미사일 13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한 달 간 뉴욕상업거래소의 디젤 선물가격 추이 /사진=마켓워치

미국의 디젤(소매 경유) 가격도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월물 디젤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6.90% 오른 갤런당 4.714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4.7260달러까지 올라 5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미국-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동과 러시아의 정유시설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로 디젤 가격은 지난 10주간 51% 폭등했다"며 "이 여파로 정유업체의 정제마진인 디젤-원유 간 크랙 스프레드는 배럴당 약 10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곧 발표될 예정인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재고와 2일 발표될 미 에너지정보청(EIA) 재고 수치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8일 기준 전략비축유(SPR)를 제외한 상업용 원유의 주간 재고가 80만배럴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 예상이 맞는다면 이는 5주 만에 첫 원유 재고 감소가 된다. 지난달 21일 기준 API의 미국 주간 원유 재고는 420만배럴 증가를 기록했다.

미 외환거래 플랫폼 포렉스닷컴은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 시장의 관심은 7월 고점인 배럴당 93.30달러로 옮겨갈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동 불안이 완화해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낸다면 "초기 지지선은 배럴당 85달러대이고 그 다음은 83.50달러가 될 것이다. 이 아래까지 추락하면 WTI는 배럴당 8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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