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중동 새판 짜는 트럼프…이란전 장기화 전망에도 물밑 구상

백소희 기자
2026.09.05 14:21

[미국-이란 전쟁]

(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여행업계 경영진과 만나고 있다. 2026.9.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견제와 이스라엘·주변국 간 관계 정상화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후 중동 전략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란은 장기전에 접어들며 오히려 자신감을 굳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고위 공직자들과 여러 부처 실무진 차원에서 동시에 중동 전략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계획은 이란을 견제하고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 관계 정상화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악시오스는 관계자 4명을 인용해 해당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마지막 2년간 미국의 중동 정책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략 초안은 몇 주 내로 완성될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중동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미국을 보증국으로 하는 동맹국 간 지역 연대를 구축해 이란을 견제하는 방안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지구 해법을 확정하고 이스라엘-시리아 안보 협정과 이스라엘-레바논 협정 이행에 공동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 협정을 이끌어내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고위 참모들과 두 차례 회의를 열어 해당 구상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이란전 이후 중동에서 "훨씬 더 큰 무언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10월 이스라엘 총선 이후 새로 들어설 이스라엘 정부가 변수다. 걸프만 지역 내 모든 미국 동맹국들이 이 구상에 동의할지도 불확실하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선거 결과나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계획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자신감 얻고 장기전 태세"
[테헤란=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광장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 참가자들이 이란 국기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 2026.08.27. /사진=민경찬

한편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자국 군사 역량에 점점 자신감을 얻으며 전쟁을 이어갈 태세를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수개월간 반복된 전쟁을 거치며 자국 군사력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에 대한 확신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이란에게 얼마나 큰 지렛대인지 더 명확히 깨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과 어떤 형태로든 타협할 준비가 돼 있으면서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데는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군 기지 공격, 해협 내 선박 공격, 역내 인프라 타격 등 유사한 도발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슨 크로우 콜로라도주 하원의원은 "이란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자신들의 위치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며 "이란 지도부가 예전보다 결속됐고 내부 반대 목소리도 잦아들었으며, 미사일·드론 전력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조쉬 고트하이머 뉴저지주 하원의원도 이란이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상황에서 굳이 물러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공화당 여론전에 사이버 공격까지…도발 수위 높여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라크 니네베주 바르텔라의 친(親)이란 민병대 인민동원군(PMF) 시설이 29일(현지시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을 받아 부서져 있다. PMF는 공습으로 2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6.07.2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이란은 유가 상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된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최근 이란 기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들이 미국 정치를 겨냥한 소규모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AI 생성 콘텐츠로 반공화당 여론을 형성하려 한 정황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미국 당국은 또 지난 7월 말 미 전역 100여 개 상수도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공격의 배후로 이란 연계 해커들을 지목하고 있다. 식수 오염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일부 시설은 수동 전환과 예방적 끓여마시기 권고가 필요할 정도의 장애를 겪었다. 전직 미국 정부 사이버보안 담당자 알렉스 올리언스는 "이란의 사이버 공격조가 한층 대담해졌다"며 "이런 공격이 트럼프 행정부의 분쟁 대응에 대한 국내 여론의 인내심을 갉아먹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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