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5%를 넘어 2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이같은 고금리가 고착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다. 고금리 시대로의 '대전환'이 유력한 가운데 유럽에선 프랑스의 국채불안이 역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7일 경제전문가 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올해말 5.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금리(5.24%)보다 소폭 낮은 것으로 7월의 같은 조사 결과(4.4%)에서 크게 올라간 수치다. 내년 중반(4.96%)과 내년 말(4.78%) 10년물 금리 전망치도 기존(각각 4.3%, 4.26%)보다 높아졌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모기지 금리와 기업의 조달비용이 오르는 데다 이미 국가부채 이자가 군사비를 넘어선 연방재정의 부담도 더 무거워진다.
"미국 국채 10년물 내년 6% 육박"
최근 금리 상승세는 경제 성장세 개선과 AI(인공지능) 투자확대에 따른 자금수요, 미국 재정경로에 대한 우려,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겹치면서 국채수요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WSJ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오는 12월 3.5%에서 내년 6월 2.6%, 2027년말 2.3%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대해 앨런 시나이 디시전이코노믹스 회장은 "펀더멘털의 대전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지난달 3년 만에 금리를 올렸어도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여전히 뒤처졌다며 10년물이 내년엔 6%에 육박하고 남은 2020년대 내내 5%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론도 있다. 라지브 다완 조지아대 교수는 지난 6개월간 월평균 6만6000개 일자리가 늘었지만 금융·기술 등 고소득 직종에선 거의 늘지 않았다며 노동시장이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불황"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이를 깨닫는 순간 금리인하로 선회해 채권 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국채, 이탈리아보다 위험해졌다
대서양 건너 유럽에선 프랑스 채권시장의 혼란이 유로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재정부실과 정치적 불확실성, 확산하는 학생시위가 겹치며 프랑스 국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린다고 보도했다.
실제 프랑스 10년물 금리는 4% 후반으로 올라 약 25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블룸버그 시장데이터 기준 지난 9일 금리는 4.85%였고 올들어 1.3%포인트가량 뛰었다. 같은 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10년물 금리격차는 30bp(1bp=0.01%포인트)로 벌어져 유로화 출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재정압박이 높은 상황이다. 국가부채는 1년 안에 GDP(국내총생산)의 1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자비용은 2027년 900억유로를 웃돌아 연간 교육예산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달 말에 시작된 학생 시위대는 과밀학급과 노후학교 개선을 위해 100억유로 투입을 요구해 정부지출 확대압박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프랑스의 규모와 위상 때문에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프랑스는 3조유로 규모의 경제에 약 3조6000억유로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이는 2010년 그리스 부채의 약 10배에 달한다. 이같은 부채부담이 다른 국가로 파급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