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 지도부는 본회의 처리 강행 의지
여야가 택시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규정한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을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무리하게 추진했던 법안을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시 밀어붙이는 데 대해 정치권 내부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여야 "택시법 본회의 상정"=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택시법'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과 합의한 사항이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 달 전 택시법이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원회를 통과했다"며 "그대로 가면(본회의 처리를 하면) 곤란하겠다 싶어 정부에 보완책을 마련하도록 시간도 줬지만, 한 달이 지났고 본회의도 (28일) 열려 더 이상 상정을 미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택시법은)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라며 "본회의가 열리면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당 박기춘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택시의 공공 수송 분담률이 44%이고 시내버스는 40%밖에 안 된다. 당연히 대중교통으로 인정해야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택시업 종사자 30만명 '표' 의식= 법안은 대중교통 수단·시설의 정의에 택시와 택시승강장, 차고지 등을 추가하고 택시 운상사업자에 대한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대 국회 들어 노웅래 최봉홍 이명수 박기춘 이병석 등 여야 의원들이 비슷한 법안을 앞 다퉈 대표 발의했다. 대선 기간 동안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택시업계 처우개선을 공약한 가운데 법안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를, 같은달 21일 법사위원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30만명에 달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업계가 자신들에게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대대적으로 반발하면서 본회의 처리는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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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발의를 주도했던 의원들은 버스업계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박기춘 대행은 "(버스 지원과) 별도의 예산으로 택시를 지원하는 것이 저희 법의 정신"이라며 "(택시 지원금에 대해) 기본적인 체계만 갖춰놓자는 것이지 당장 내년도 예산에 직접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택시법 개정으로 혜택이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택시 서비스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중산층과 서민인데, 택시업계가 어렵다고 택시요금만 올리면 서민에게 당장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서울의 택시가 7만대인데, 서울보다 면적이 3배 이상 큰 일본 도쿄는 3만대에 불과하다"며 "그러다 보니 택시업계 경쟁이 심해지고 택시기사 처우가 나빠져 1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에 서비스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 당선인도 후보 때 '신중' 견해= 하지만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없이 추진하는 점은 문제라는 인식도 있다. 이명수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택시업계 종사자 표를 고려해 무리하게 추진해서 문제가 커진 면이 없지 않다"며 "택시 서비스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한다든지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게 충분한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도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택시법 논란과 관련, "의견수렴이 충분히 안된 상황에서 (법안을 추진) 하다 보니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었다.
노웅래 의원은 "택시 문제는 선거 때마다 면허를 남발해 공급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법안 처리를 앞두고 뒤늦게 택시업계와 버스업계의 협의를 중재하고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