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맥주·소주·위스키로 불똥?

담뱃값 인상, 맥주·소주·위스키로 불똥?

원종태 기자
2013.03.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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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재원 마련 카드로 거론… 출고가 절반이 세금, 서민부담 우려에 실행은 미지수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담뱃값 인상의 불똥이 주류로 확산될 지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주류에 담배처럼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거나 기존 주세 등을 인상해 재원 마련에 나설 경우 큰 폭의 주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며 주류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정치권에서 추진중인 담뱃값 인상안은 현재 담배소비세 82%, 국민건강진흥부담금 224%, 지방교육세 82%를 각각 올려 종전보다 2000원 정도 담뱃값을 더 받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주류에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과를 찬성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게다가 복지재원 마련이 박근혜 정부의 출범 초기 화두가 되고 있어 주류에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 복지재정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당정의 분위기가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지재원 마련 vs. 서민부담"=현재 주류 세금 구조는 담배와는 다르다. 소주·맥주·양주의 경우 제조원가의 72%에 달하는 주세가 먼저 부과되고, 주세의 30% 수준으로 교육세가 덤으로 붙는다. 여기에 제조원가와 주세 및 교육세를 합친 금액의 10%인 부가가치세가 최종적으로 따라 붙는다. 세금 때문에 제조원가가 100인 주류의 최종 출고가는 2배가 넘는 213으로 껑충 뛴다.

만약 담배와 마찬가지로 주류 가격인상으로 복지재원을 마련한다고 가정하면 이들 세목을 직접 올리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주류에는 붙지 않았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새로 걷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

주류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자는 논의는 이미 18대 국회에서도 진행됐다. 지난 2010년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 등은 주세의 15%를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명목으로 추가로 걷자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 계류 단계에서 그쳤다. 다른 의원들의 개정안 추진도 마찬가지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개정안을 반대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데다 무엇보다 국민 여론이 주류 가격인상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복지 정책 성공을 위해 출범 초기에 담배와 주류의 가격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상황은 이전과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술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걷자는 논의가 관철되지 못한 것은 국민 대다수가 술을 마시는 상황에서 가격인상에 따른 서민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복지재원 마련이라는 취지로 국민 여론을 다잡아간다면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주류 가격 인상 풍선효과 우려=이런 상황에서 주류업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만약 가격이 인상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는 담뱃값 인상 논의처럼 값을 한꺼번에 올리는 것은 주류 제품에서는 현실화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 주세의 15%를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걷는다면 약 4000억원(2011년 주세 세수 2조7000억원 기준)이 신규 세수로 확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세 세수 중 가장 많은 비중(1조7000억원)을 차지하는 주종인 맥주의 경우 주세가 병당 350~360원 안팎이다. 결국 여기에 15% 부담금을 걷는다면 병당 60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다. 주류업계는 그러나 "출고가를 50~60원 올릴 경우 주류의 복잡한 유통구조상 술집에서 술을 사먹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500~1000원이상 오르는 효과가 있다"며 "서민 정서상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주나 맥주 같은 서민형 술보다는 위스키나 보드카, 진 같은 알코올도수가 높은 주종에 주세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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