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공개채용이 본격 시작됐다. 수익성 악화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좁은 문'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각 은행별 채용공고 및 자기소개서 항목을 꼼꼼히 살펴보는 취업준비생에겐 바늘구멍이 다소 넓어질 수도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 등 7대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인원은 100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오는 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는 KB국민은행은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지원서에 관심있는 인문학 도서를 기재토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론형 면접을 실시해 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원은 단순히 금융 및 경영학 관련 지식 외에도, 사람을 대하는 업무라는 점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통섭형' 인재가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지원서의 금융관련 자격증 란을 없애고, 은행이 추천하는 도서 또는 본인이 읽은 인문학 도서를 기재토록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실시된 공채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가 근무 역량도 탁월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올해 하반기도 이 같은 전형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한 인문학 도서 '40선'을 추천도서로 제안했다. 도서목록은 은행 홈페이지를 통한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타인을 성공적으로 설득했거나 설득에 실패한 경험", "문학·역사·철학·예술과 관련한 고민이나 경험", "우리나라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건과 그 이유" 등의 질문을 지원서에 포함시켜 전통적 은행 업무 이외의 인문학적 소양 및 소통능력·팀워크·창의력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공채서류 접수는 반드시 인터넷익스플로러(IE)9 이하 버전의 웹브라우저로 작성해야 한다. 현재 IE는 '10' 버전까지 출시됐지만, "브라우저 자체의 오류로 시스템 충돌이 잦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마감시한에 임박해 지원서를 제출하려다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미리 PC의 웹브라우저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에 190명을 뽑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다고 채용을 대폭 줄이진 않겠다는 게 경영진의 방침"이라면서도 "연간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46명을 뽑은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채용 규모(200명)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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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23일까지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특히 올해 자기소개서의 작성 항목을 지난해보다 2배로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과 인생의 목표, 우리은행에 대한 관심,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신에 대한 소개를 자서전 형식으로 작성토록 했다. 또 지원자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알아보기 위해 "단골가게가 있는지, 그리고 단골손님이된 이유는?" 등의 이색 질문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하반기 공채부터 처음으로 "감명깊게 읽은 인문학 서적 3권과 느낀 점을 적으라"는 항목을 추가해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인문학적 소양을 채용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채용 규모는 서울지역은 100명 이상, 주요 광역단체별로 지역전문가(지역 소재 고교·대학 졸업 및 졸업예정자) 10명 이상씩을 뽑을 예정이지만 전국적으로는 200여명 수준이다
2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시작하는 IBK기업은행은 최종 전형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소기업과 거래가 많은 특성에 맞춰 중소기업의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선호한다. 상반기에도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를 별도의 전형으로 마련, 인턴경험자간의 경쟁을 통해 10여 명(상반기 전체 채용의 약 5%)를 채용했다. 하반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220명을 뽑을 전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들을 채용해 중소기업 고객들과의 소통을 보다 확대하려는 차원에서 이 같은 인재들을 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