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년 만기 사용안한 '마통' 88조...'빚투' 불쏘시개 대기자금

단독 10년 만기 사용안한 '마통' 88조...'빚투' 불쏘시개 대기자금

권화순 기자
2026.06.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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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한도성대출)/그래픽=김지영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한도성대출)/그래픽=김지영

은행별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 조정(6·27 대책 이후 연소득 이내로 제한)/그래픽=김지영
은행별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 조정(6·27 대책 이후 연소득 이내로 제한)/그래픽=김지영

증시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폭증하자 은행들이 신규 마이너스통장(한도성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지만 5대 은행 기준 미사용한도가 이미 8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너스통장은 사용하지 않아도 한도가 10년간 유지되는 만큼 언제든지 '빚투'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미사용한도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88조원에 달하는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점의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41조4000억원이다. 대출 잔액 대비 미사용한도가 2배 이상(소진율 47.1%) 많은 상황이다. 특히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포함하면 마이너스통장 미사용한도는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성대출로 필요할때 마다 손쉽게 돈을 빌렸다가 갚을 수 있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88조원이 언제든지 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증시활황 속에 마이너스통장이 '빚투'에 적극 활용되고 있어 미사용한도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단 우려도 커진다. 실제 증시 변동성이 컸던 최근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단 이틀만에 6000억원 급증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2022년 11월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대 규모로 불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연소득 이내에서만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을 받도록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그 전에 미리 받아 놓은 마이너스통장은 연소득을 넘어 대출한도가 나간 경우가 많다. 일부 은행은 아예 한도의 상한선 조차 없었다. 더구나 마이너스통장은 통상 1년 단위로 만기가 연장되는데 한번 부여된 한도는 10년간 유지할 수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빚투' 현상이 과열되자 종전 2억4000만원~1억5000만원이었던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는 신규대출에만 적용될 뿐 기존의 미사용한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일부 은행은 사용률이 저조한 계좌에 대해 1년단위 만기 연장시 한도를 20% 감액키로 했으나 전체 100조원을 넘어선 미사용한도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융당국도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미사용한도는 이미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강도높은 건전성 규제를 하고 있어서다. 한도를 급격하게 줄일 경우 '빚투' 수요가 카드론 등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쏠릴 우려도 있다. 급한 생활비로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일률적인 규제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가 조정을 받거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빚투 현상이 더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체 미사용한도를 일률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고액 연봉자 등 기존에 한도를 많이 부여 받은 계좌를 중심으로 미사용한도를 적극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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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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