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관련 집단소송법 도입 8년…제도 있어도 활용 어려워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피해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제 적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언, 이 제도가 확대될지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집단소송제는 지난 2005년부터 증권분야에 한정돼 도입됐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증권거래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집단의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을 피해자 전체가 공유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정보유출 분야에 확대될 경우 카드사 피해자 중 일부만 소송을 내 승소하면 나머지 피해자들은 소송을 내지 않고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단소송제, 확대되도 적용은 '글쎄'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을 보면 제도가 확대된다 해도 이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가 △유가증권신고서와 사업설명서의 허위 기재 △사업·반기·분기보고서의 허위기재 △주가조작 △내부자거래 △분식회계 등으로 인한 피해로 한정하고 있다.
또 피해를 입은 구성원이 50인 이상이어야 하고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의 합계가 회사 발행 유가증권 총수의 1만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인지대 상한액도 5000만원으로 크다.
이처럼 규정이 까다로워 제도가 도입된 지 8년여가 지나가지만 현재까지 이를 적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집단소송을 허가하는 법원의 첫 결정이 있었지만 이 결정은 아직 확정돼지 않아 본안소송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제도가 확대돼도 실질적인 피해구제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변호사는 "집단소송이 도입돼도 이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처럼 절차를 까다롭게 해서는 안된다"며 "절차 등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엔 확장'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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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집단소송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는 반복됐다. 이때마다 기업활동 위축, 소송 남발우려 등을 주장하며 제도도입 반대 논리에 막혀왔지만 이번 카드사 집단정보 유출로 제도도입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집단소송 관련 법안은 5개로 알려졌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2012년 발의한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 정호준 민주당 의원의 금융소비자 보호법안, 우윤근 민주당 의원의 집단소송법안,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안,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소비자집단소송 법안 등이다.
관련법을 발의한 서 의원은 "집단소송제 도입으로 일부가 동일 피해 소비자 집단을 대표해 용이하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 측의 불법·부당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기업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것. 고객정보를 유출한 국민카드는 최근 피해고객의 단체소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상액이 최대 86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보상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집단소송제에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은 이날 "집단소송제 확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