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기업)가 장악한 M&A…맥 못추는 사모펀드

SI(기업)가 장악한 M&A…맥 못추는 사모펀드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입력 2017.03.07 04:30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7.03.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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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입찰방식 M&A서 PEF 잇따라 고배…SI, 합병이후 시너지 노리고 통큰 베팅

SI(전략적투자자)들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주요 매물의 주인으로 낙점되고 있다. SI들이 PEF(사모펀드)를 압도하는 입찰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인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PEF에 비상이 걸렸다.

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벌어진 주요 M&A 거래에서 PEF와 같은 FI(재무적투자자)보다 SI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매각 절차를 밟은 금호타이어, 쌍용머티리얼, PCA생명, 동부익스프레스는 모두 SI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거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절차를 마쳤다.

인수규모가 컸던 동양매직은 SK네트웍스가, 현대시멘트는 한일시멘트가 인수했다. FI 중에선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두산공작기계, 올해 대성산업가스를 인수한 정도가 눈에 띈다.

특히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된 주요 거래에서 사모펀드 운용사가 힘을 쓰지 못했다. 주요 SI와 FI가 입찰에 참여한 동양매직 인수전에선 SK네트웍스가 만장일치를 끌어낼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였다. 6100억원이라는 인수 가격뿐 아니라 임직원 고용 유지 등 비가격 측면에서도 매각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가 관심을 나타냈지만 결국 SK가 동양매직의 새 주인이 됐다.

현대시멘트 인수전 역시 LK투자파트너스, 신한금융투자와 손잡은 한일시멘트가 승기를 잡았다.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IMM PE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지만 6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적어낸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IMM PE 역시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PE보다 높은 6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에 우선협상자 자리를 내줬다. 현대시멘트는 국내 시멘트 시장의 마지막 M&A 매물이라는 점 때문에 여러 후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처럼 최근 국내 M&A 시장이 정치·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움츠러든 가운데 사모펀드 운용사는 펀드 조성을 통해 쌓아놓은 자금을 집행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눈에 띄는 바이아웃(경영권인수) 거래도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M&A 매물이 등장할 때마다 여러 사모펀드 운용사가 관심을 나타내지만 번번이 SI에 가로막히고 있다.

FI는 인수 뒤 기업가치 향상을 통한 엑시트(투자금회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반면 SI는 경영진 판단에 따라 합병 이후 시너지를 기대하고 통 큰 베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인수전 막판 가격 경쟁에서 SI가 승기를 잡는 사례가 많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SI가 저성장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 M&A에 눈을 돌리는 상황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 몫했다.

사모펀드 운용사를 비롯한 FI와 SI 간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한 뒤 쭉 키우면 되는 SI와 향후 엑시트를 통한 차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FI의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사모펀드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눈에 띄는 바이아웃 거래가 없어 투자금 집행이 급박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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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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