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보유한 2대주주 IMM PE, 기업가치 기준 1조원에 지분 20% 인수…연말까지 IPO 혹은 풋옵션 행사 등 엑시트 방안 협의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 상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실적 악화로 2대 주주인 FI(재무적투자자)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려운 상황까지 기업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티브로드는 FI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IPO를 추진할 수 없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 2대 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올해 안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IPO 추진, 혹은 FI의 풋옵션 행사 등 선택지를 두고 티브로드와 협의 중이다.

티브로드는 2014년 2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IMM PE와 JNT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IMM PE, JNT 컨소시엄은 2000억원을 투자해 티브로드 지분 20.13%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티브로드의 총 기업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책정한 셈이다. 당시 2017년까지 티브로드 IPO를 추진하겠다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티브로드는 2015년 11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주간사 선정 등 상장 절차를 밟았다. 2016년 2월까지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FI와 밸류에이션 책정에서 이견을 보여 증시 입성에 실패했다.
당시 FI는 투자원금 회수를 위해 티브로드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가총액 1조원 미만으로 상장할 경우 투자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당시 티브로드 실적과 동종업체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1조원을 웃도는 공모가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결국 티브로드는 FI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상장 연기 후 티브로드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업가치가 더욱 떨어졌다는 데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평가하는 케이블TV 회사 가치도 예전만 못하다. 티브로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5449억원, 영업이익은 7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9%, 31.7%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46억원으로, 이를 단순 환산 할 경우 지난해 순이익은 728억원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1조원 기준 PER(주가수익비율)가 13배를 넘는다.
IMM PE는 IPO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 지분 투자 당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분 인수 가격인 한 주당 6만8800원에 티브로드 측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IPO 과정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장 절차 없이 풋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경우 티브로드 IPO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3,507명 읽는 중
다만 티브로드와 FI 측은 유연한 자세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주주 간 계약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올해 안에 IPO를 하지 못하면 FI는 곧바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서로 윈윈 할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IPO 절차를 감안하면 티브로드의 연내 IPO는 쉽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 IPO 절차를 연기한 후 아직까지 별도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올해 안에 FI의 엑시트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IPO 절차를 준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IMM PE 관계자는 "투자금 이하의 밸류에이션에서 IPO를 추진하는 데 발 벗고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IPO와 풋옵션 행사 등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최대주주 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