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비즈니스에도 인문학은 숨어있다

이상헌 기자
2015.02.28 06:11

[book]'비즈니스 인문학'…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즈니스는 '인문학'이다."

10여년 전 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인문학 선언'은 한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고사상태에 빠진 국내 인문학의 위기를 고발하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풍경은 다르다. 얼마 전부터는 '인문학의 위기'보다는 '인문학 열풍'이라는 말이 익숙할 정도다.

기업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고 홍보하고, 유명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도 경영철학 및 전략을 인문학에서 얻는다고 말한다. 대중도 각종 인문학 강연과 서적을 찾는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공부이자 사람의 마음을 보는 '인문학'이 왜 기업에 필요한지, 어떻게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대학생 시절부터 공부법과 관련,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으며 미국에서는 경영학을, 프랑스에서는 미술사를 공부했다. '세계화전문가'라는 이색적인 직업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역사, 철학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되고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동양 인문학에서 항상 강조하는 가르침 중 하나인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말. 저자는 이에 빗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조직이나 리더도 따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떠나면 권력 기반이 속절없이 무너져 망함을 강조한다.

대표적 사례로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을 든다. 강력한 철권통치를 펼친 후세인은 러시아제 각종 무기로 무장한 65만명의 대군을 거느렸음에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군인들의 집단 탈영으로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다. 평소 비인간적인 대우에 군인들의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결국 절대 권력을 누리던 후세인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후세인의 사례는 아랫사람에게 노력의 대가를 나눠주고 보상해주는 덕을 쌓지 않는 지도자가 결정적인 순간에 버림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동양 인문학의 가르침을 되새겨 볼 수 있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최근 주목받는 '창의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인문학을 통해 풀어본다. '창의성'을 보통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Creative'라는 단어의 어원은 아기, 곡식 등이 '자라다'는 라틴어 'Crescere'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음악의 천재라고 생각하는 모차르트도 실은 음악가 아버지 밑에서 음악에 빠져 살면서 음악적 재능을 키우고 오래 숙성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해 '빨리빨리'가 아닌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제공해야 조직의 구성원이 창의적인 결과물과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저자는 역설하며 관리자들의 변화를 제언한다.

이외에도 고대 로마 지도자 카이사르 암살 사건을 토대로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후궁의 숫자를 과시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준 중국 황제들의 이야기를 통해 리더가 갖춰야 할 굳건함 등의 자세를 설명하고 인문학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비즈니스 인문학=조승연 지음. 김영사 펴냄. 31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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