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이 일본에 100억달러를 요구한 이유

백승관 기자
2015.03.21 05:40

[따끈따끈 새책] '한일 경제협력 자금 100억 달러의 비밀'…정치와 협상

1983년 1월 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한국을 전격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리고 경제협력 자금 40억달러 유치를 발표한다. 당시 한일관계는 지금 보다 더 경색되 있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은 어떤 필요로 결제협력 결단을 내렸을까? 한일 경제협력 자금 유치 막전막후의 비밀을 폭로한 새 책이 나왔다.

당시 일본 외무성의 북동아시아과장으로 한일 간의 외교 교섭에도 직접 참여한 오구라 카즈오가 '한일 경제협력 자금 100억 달러의 비밀'을 펴냈다.

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과 12.12 쿠데타,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항쟁 등 한국 정치상황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이런 가운데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은 자신들의 결여된 정통성을 경제 발전을 통해 확보하려 했다. 1982년부터 시작되는 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그런데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5년간 500억 달러 이상의 외화가 필요했다.

한일 간의 숨 막히는 외교 드라마가 시작된 것은 1981년 4월 23일이었다. 노신영 외무장관은 일본대사를 호출해 향후 5년간 10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노 외무장관이 일본에 보낸 메시지의 요지는 한국은 국방비에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어서 경제개발 자금이 부족하다. 그러나 한국이 쓰는 국방비는 일본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니, 경제개발 자금을 유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 정부가 미친 것 아니야!" 일본의 반응은 간단했다. 한국의 요청은 당돌하며 불합리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경제협력자금 문제는 한일 양국의 최대 외교 현안이 됐다. 하지만 1982년 7월에 발생한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라는 암초를 만나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외교적인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비밀특사들이 한일을 오가며 막후 협상이 이어진다.

책은 당시 일본의 정치구도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한일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들려준다. 그것을 통해 현재 꼬일 대로 꼬여버린 한일관계를 푸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일 경제협력 자금 100억 달러의 비밀=오구라 카즈오 지음, 조진구· 김영근 옮김, 다오내 펴냄, 328쪽/1만5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