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명소' 재건위해 예술 콘텐츠에 집중할 것"

김고금평 기자
2015.03.24 16:52

[인터뷰]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좌절의 세종문화회관, 새로 바꾸겠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막상 들어와보니,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는 등 좌절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복잡한 콘텐츠도 그렇고 비즈니스적인 면이나 구성도 그랬죠. 내부적으로 안정되고 소통되지 않고서는 어떤 비전도 의미없다고 여겼습니다.”

이승엽(54)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위기를 설명하며 협업을 통한 ‘예술의 회복’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시민이 자랑하고 싶은 ‘예술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학과 교수를 지낸 이 사장은 지난 2월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세종문화회관은 예술을 통해서만 브랜드가 강화된다고 생각한다”며 “1978년 개관 당시 가졌던 ‘예술 명가’ 이미지를 계승해 예술 중심의 브랜드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4대 전략과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4대 전략으로는 최고 수준의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프로듀서 세종’, 창작과 시민예술 기반의 ‘예술 생태계 조성’, 서울 문화예술 흐름의 중심인 ‘서울의 예술 랜드마크’, 신뢰 회복을 위한 ‘신뢰 기반의 소통’ 등이다.

이 사장이 세종문화회관 재건을 위해 가장 많이 쏟아낸 말은 ‘예술’이었다. 4대 전략과 10대 추진과제에서 주제로 쓰인 ‘예술’이란 단어는 모두 6번이다.

“세종문화회관 자체가 갖고 있는 압도적 강점이 있어서 예술 명소로 새롭게 태어나는 일이 허망한 희망만은 아니에요. 서로 협업하고 네트워킹을 확장해 예술을 넘어 창작의 허브 역할까지 맡기를 기대합니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하면 ‘예술’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프로듀싱 능력을 강화해 기획공연, 예술단공연 등 수준높은 예술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뒀다. 이에 따라 다양한 예술콘텐츠 전체를 연단위로 프로그래밍해 공개하는 ‘세종시즌제’를 도입한다. 또 다양한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폐스티벌도 운영한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의 정체성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리 예술단의 공연과 기획 공연 모두 합쳐도 전체 30%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열악한 편이에요. 이에 투입되는 예산도 저조하고요. 앞으로 이 문제를 시의회와 얘기해서 콘텐츠를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365일 열려있는 ‘오픈하우스’ 개념도 도입된다. 전시, 예술교육, 나들이, 야외 프로그램 등이 한 공간에서 하루종일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공간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예술블록’ 조성도 눈길을 끈다. ‘광화문 예술블록’(가칭)은 2016년 건립 논의중인 콘서트홀과 주변 공간을 연계해 하나의 특화된 블록으로 랜드마크화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연결되는 ‘언더그라운드 시티’(가칭)는 예술블록의 지하 버전. 올해 말 완성되는 종각~광화문역 보행로 사업에 맞춰 세종문화회관의 모든 지하 문화 상품들을 연결시킨다.

예술을 화두로 꺼낸 이 사장은 “그렇다고 대중성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기본적으로 전시나 공연을 담는 그릇으로 출발했는데, 그간 관객과 시민, 심지어 예술가조차 예술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예술의 의미가 되레 강조된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시장에서 검증된 작품이 올라가고, 예술생태계에서 볼 때 (세종문화회관은) 실험공간이 아니어서 대중성을 도외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세종문화회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일들이 펼쳐진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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