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위상에 걸맞은 한국 재즈의 힘…관객 반응도 바뀌어

베를린(독일)=김고금평 기자
2015.11.24 03:08

'제3회 재즈코리아 페스티벌' 22일 베를린 공연…잔재미에 빠지고, 감동에 환호

트리오 클로저. /베를린=김고금평 기자 danny@

독일 베를린의 한국문화원이 주도하는 ‘제3회 재즈코리아페스티벌’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5팀을 한꺼번에 무대에 세우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열렸다. 하루에 한 팀이 아닌, 여러 팀이 한꺼번에 공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베를린 케셀하우스에서 열린 이 공연은 남경윤 트리오, 트리오 클로저, 혜진 쿼텟, 조영덕 트리오, 한승석&정재일 등 5팀이 연달아 무대에 올라 2시간이 넘는 공연을 펼쳤다.

관객 300명이 꽉 들어선 무대의 첫 주자는 트리오 클로저. 경쾌한 비밥 리듬 앞에선 무뚝뚝한 독일 신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맡겼다. 젊은 관객들은 연주 중간에 ‘오~’하며 여흥구를 넣기도 했다. 멤버들은 기발하고 독특한 연주를 좋아하는 독일 관객의 감성에 맞춰 세 번째 곡에서 6잇단음표로 짧게 끊어치는 피아노 리프(반복선율)나 드럼의 장난기 넘치는 연주로 관객의 흥을 돋웠다.

남경윤 트리오. /베를린=김고금평 기자 danny@

부부의 조화가 화끈한 연주로 승화된 무대는 남경윤 트리오다. 정통 클래식의 기본에 재즈의 화려한 즉흥미가 돋보이는 남경윤의 피아노 연주를 시샘했는지, 부인 서미현(드럼)의 공격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리듬감이 줄다리기하듯 팽팽한 긴장감을 안겼다. 이들의 정확하고 세련된 연주를 듣는 맛은 일품이었다.

28세의 신예 기타리스트 조영덕이 이끄는 조영덕 트리오는 리 릿나워의 부드러운 감성과 짐홀의 교과서적인 연주가 뒤섞여 잔재미를 듬뿍 선사했다. 얌전한 태도 속에서도 연주는 폭풍처럼 일고, 부드러운 손길 안에서 거친 야생의 사운드가 수시로 터져나왔다. 어떤 재즈 연주에서도 팝의 감성을 잃지 않아 더 친근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혜진 쿼텟은 정통 재즈보컬리스트가 있는 유일한 팀이다. 이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맡은 마틴 젠커가 베이스를 맡았다. 역동적인 리듬을 자랑하는 버나드 피클(피아노)의 연주 위로 사뿐히 걸어 다니는 혜진의 목소리는 냉기로 오해된 재즈가 얼마나 온기로 채워지는 선율인지 온몸으로 증명해냈다.

혜진 쿼텟. /베를린=김고금평 기자 danny@

이날 무대에서 독일 관객들은 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태도와 환호로 뮤지션의 연주에 반응했다. 좋은 연주의 한 단락이 끝난 뒤에는 어김없이 “오~” “굿”(gut) 등의 표현이 열거됐다. 연구하듯 관람하던 자세가 적극적 참여형으로 바뀐 것이다.

이정일 재즈코리아페스티벌 조감독은 “한국 재즈 뮤지션에 대한 입소문이 지난해부터 서서히 퍼지면서 이 무대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반응도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며 “올해처럼 제대로 된 페스티벌 무대를 계속 갖춰 한류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22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한 페스티벌은 12월 1일까지 독일 6개 도시를 포함해 헝가리, 스페인, 벨기에 등 4개국 10개 도시로 이어진다. 26, 27일 예정된 벨기에 브뤼셀 공연은 테러 위협으로 중단 통보를 받은 상태다.

조영덕 트리오. /베를린=김고금평 기자 d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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