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OO관광 직원이 아닙니다. 저한테 말씀하셔도 소용 없으니 같이 움직이기 싫은 분은 한국 여행사에 직접 연락하세요." 지난 9월 추석 연휴 중국 베이징으로 3박4일 패키지 여행을 갔을 때다. 호텔 로비에서 한국인 관광객들과 현지 가이드가 선택관광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 가이드는 중국 베이징 여행사가 고용한 직원으로 사전에 관광객들이 계약한 일정과 달리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선택관광을 진행하려고 했다. 관광객 중 일부는 이 선택관광에 찬성했지만 일부는 항의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 당초 한국에서 계약한 일정대로 관광을 진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누가 봐도 선택관광을 반대한 관광객들의 주장은 타당했다.
그렇다면 이 관광객들은 한국 여행사에 연락해 도움을 받았을까. 결과는 불행히도 아니었다. 몇몇이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현지 가이드와 불편한 상태로 남은 기간 여행을 해야 했다.
현지에서 여행사로 전화 연결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는 추석 연휴 기간이어서 여행사 전체가 휴무였다. 휴일에 출근한 임시 당직자와 어렵게 연결이 됐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해피엔딩'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베이징에서 낭패를 본 관광객들처럼 대부분 주말이나 황금연휴에 여행을 간다. 하지만 현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는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들 여행사 송출 인원은 전체 해외 여행객의 20%로 나머지 80%는 예상치 못한 분쟁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사건도 핫라인 등 연락망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다. 테러사건 발생시간은 중앙유럽표준시로 21시16분, 당시 한국시간은 오전 3시16분이었다. 시차 때문에 현지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 받기 어려웠던데다 주말이어서 가족들이 여행사로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와 여행불편처리센터를 운영하지만 여행객 입장에선 도움을 받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여행객들이 낯선 해외에서 좀 더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아쉽다. 여행업계 핫라인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