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문학과지성사'…한국문학의 본류를 찾아서

김고금평 기자
2015.12.10 15:20

[따끈따끈 새책]40주년 기념 책 3종 발간…뜨거웠던 한국 문학의 가능성과 지성에 대한 담론

현재 창비, 문학동네와 더불어 3대 ‘문화권력’으로 꼽히는 문학과지성사(문지)는 그러나 40년 전 문을 열 때, 문학의 본류를 더듬는 산파 역할에 충실한 출판사였다.

김현, 김병익, 오생근 등 당대 날카로운 문학평론가들이 이곳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한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얘기했고, 미래 가능성을 점쳤다. 1975년 12월 12일 문학의 새로운 기류를 알린 문지가 올해 탄생 4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내놓은 책 3종은 한국 문학의 순수성과 비평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문학과지성 41호 복각본’, ‘한국문학의 가능성', 그리고 ‘행복한 책읽기’가 그것이다.

첫 호를 70년에 낸 문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은 1980년 신군부 정권에 의해 정기간행물 등록 취소 처분을 받아 강제 폐간됐다. ‘문학과지성 41호 복각본’은 당시 일부만 소유했던 가을·제11권 제3호·통권 41호의 복각본이다.

본문과 차례 등 모든 형태와 내용을 본래 모습으로 복각했고, 서평란의 2단 조판과 쪽수도 원형대로 유지해 그 역사성을 온전히 숨쉬게 했다. 문지의 성격과 의미가 제대로 녹아있는 발행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학평론가 김현을 중심으로 ‘68문학’에 결집한 비평가들은 문지에서 ‘동인’을 주축으로 움직였다. ‘한국문학의 가능성’은 40년 넘게 문지의 핵심이었던 1~4세대 문지 동인들의 평문을 모은 선집이다. ‘문학과지성’ 창간 당시 동인이었던 김현에서 가장 젊은 세대인 강동호에 이르는 총 21명의 문지 신구 동인이 계간지나 평론집에 낸 글들 가운데 편집위원과의 논의를 거쳐 선택된 평문들이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개입이 문학을 통해 수행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문지의 핵심 동력이었던 평론가 고 김현(1942~1990)의 25주기이기도 하다. ‘행복한 책읽기’는 김현이 1985년 12월 30일부터 1989년 12월 12일까지의 일기이자 유고로, 그의 숨은 사유의 궤적들이 담겼다.

정신과 지성에 대해 쉼없이 사유하는 그의 글에는 지식인의 욕망과 불안, 직관적 통찰과 핵심을 간파하는 이성의 논리가 수시로 들끓어 한국 문학의 뜨거운 상징으로 회자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92년 초판 이후 12월 현재 단행본 기준 통쇄 31쇄를 찍을 만큼 독서 편력기로서, 또 희귀한 일기문학의 뛰어난 사례로 꼽히고 있다.

◇ 문학과지성 41호 복각본=문학과지성사 펴냄. 392쪽/5000원.

◇ 한국 문학의 가능성=김형중 등 엮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604쪽/1만8000원.

◇ 행복한 책읽기=김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38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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