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한국사 서술, 무엇이 문제인가

이해진 기자
2016.01.02 03:03

[따끈따끈새책]'역사전쟁'…권력은 왜 역사를 장악하려 하는가?

정부가 국가 주도의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기존 교과서가 좌 편향돼 있어 문제라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국정 교과서가 뉴라이트 계열의 '친일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높다. '좌편향 교과서 대 친일 교과서' 어느 주장이 옳은가? 올바른 역사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역사 강사 심용환은 "역사 해석이 사실을 바꾸면 안 된다"고 답한다. 역사의 해석은 보장돼야 하지만 해석이 사실을 바꾸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실체 없는 이념 논쟁으로 지금 한국사 서술이 길을 잃었다고 진단한다.

그의 저서 '역사 전쟁'은 그 이념 전쟁의 중심에는 교과서 서술을 독점화하려는 뉴라이트 계열의 야욕이 있다고 봤다. 저자는 기존 교과서가 교육부의 검정 체계를 거쳐 발행됐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기존 교과서 또한 충분히 보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새삼스레 교과서 좌 편향 논란이 인 것은 학계 소수인 뉴라이트 계열이 권력을 등에 업고 교과서 서술 독점화에 나섰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저자는 뉴라이트의 주장에는 사실이 아닌 비판만 있다고 보는데 '대한민국은 1948년에 수립됐다',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다', '박정희 부국(富國)의 업적이 부각 돼야 한다' 등의 뉴라이트 계열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한다. 마지막 6부에서는 2013년 거센 파문을 일으켰던 뉴라이트 계열의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최초 검정 통과본)를 상세히 분석·지적했다.

결론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의식에 도달한다. 역사교육은 결코 완전하지 않다는 것. 암기 교육의 문제, 학교와 교사의 문제 등 좌우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교육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더라도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저자는 역사의 의미는 생각을 풍성하게 만들고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해석의 힘'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뉴라이트 계열의 서술 독점화를 다시 한 번 비판한다.

◇역사 전쟁=심용환 지음. 생각정원 펴냄. 364쪽/1만6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