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가진 1달러는 70센트에 불과하다"

김지훈 기자
2016.05.14 03:10

[따끈따끈 새책] '화폐착각'…돈의 가치가 일정하다는 인식은 오해

'화폐착각'은 돈의 가치가 일정하다는 일반적 인식에 일침을 가한 경제학 서적이다. 미국 예일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어빙 피셔가 창안한 용어인 '화폐착각'은 화폐의 명목 가치가 늘 똑 같은 구매력을 보장한다는 오해를 말한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 또는 양적완화(자산매입)와 같은 디플레이션 탈피책에 매진하는 현재는 화폐 착각을 보다 쉽게 불러일으키는 환경일 수 있다. 1920년대 쓰인 '화폐착각'을 곱씹어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달러를 비롯한 화폐 단위의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지만 그 같은 사실을 일반이 쉽게 지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928년 초판이 나온 '화폐착각'에서 "당신이 가진 1달러는 지금 70센트의 가치밖에 지니지 않는데, 이는 '전쟁'(제 1차 세계대전) 전을 기준으로 70센트의 구매력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달러는 결국 제 1차 세계대전 발발 전 통용되던 가치를 지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프랑화, 이탈리아의 리라화,독일 마르크화 등 화폐 가치도 제각각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화폐의 명목 가치에 근거해 행동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고용주들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임금은 제대로 올리지 않고 화폐 단위에 근거한 명목 임금만을 약간 올려줌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소득이 늘어난 듯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물가 수준의 변화가 화폐의 실질적 가치에 영향을 주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물리적인 화폐의 양으로만 가치를 메긴 것이다. 임금이 물가상승률만큼 올랐다면 사실상 동결된 것임에도 임금이 늘었다는 사실에 흡족할 수 있다. 화폐 착각은 워낙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돈이 걸린 문제에서 화폐 착각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화폐착각=어빙 피셔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 220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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