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기만에 빠진 이들에게 닥친 '결정적 순간'

김지훈 기자
2016.05.21 07:15

[따끈따끈 새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밀회'의 끝은?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시리즈

"해변에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란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도입부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휴장지 해변에서 마흔 가까운 유부남 은행원이 갓 스물을 넘긴 젊은 유부녀를 만나며 생긴 일을 다룬 단편 소설이다.

자기기만과 위산으로 가득찬 삶 속에서 진정 충실한 인생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은행원 구로프는 여자들을 ‘저급한 인종’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여자를 못 만나면 이틀도 살지 못하는 중년의 바람둥이다. 그는 휴양지 얄타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인 안나를 만나 수작을 걸고, 잠시나마 연인이 된다.

두 사람은 당연한 듯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이야기는 이제부터 진짜다. 휴양지에서 이뤄진 잠시의 만남 이후 밀회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자신이 처한 딜레마를 곰곰이 생각한다. '열린 결말'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마지막 문장은 소설의 백미다.

책은 체호프의 단편소설 중 단연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문학동네의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스페인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사발라의 관능적이고 전위적인 삽화로 작품의 의미를 배가한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체호프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이현우 옮김. 문학동네 펴냄. 76쪽/ 1만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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