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이 살아돌아와 구글과 '맞짱' 뜬다면?

박다해 기자
2016.06.04 03:10

[따끈따끈 새책] 리베카 골드스타인의 '플라톤, 구글에 가다'…"당신들이 좋은삶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고?"

플라톤이 고대 그리스의 전통의상 토가를 입은 채 24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경찰의 '폴리스'(police)와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를 헷갈리고 '너드'와 '클라우드'의 뜻을 모르는 플라톤의 모습은 영 우스꽝스럽다. 책 '소피스트'에서 그가 묘사했듯 기술과 과학의 시대에 철학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완전히 정신 나간 사람'이란 인상을 준다.

자신의 신작 출간 기념 강연회를 하러 구글 본사를 방문한 플라톤에게 청바지를 입은 구글 직원은 '세계의 모든 지식을 모은다'는 구글의 목표를 홍보한다.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구현되는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면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같은 키워드만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가'에 대한 윤리적 문제에도 답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플라톤은 그들의 이야기에 맞선다. "좋은 삶에 대해서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철학자 뿐"이라고 말이다.

리베카 골드스타인의 신간 '플라톤, 구글에 가다'는 "플라톤이 책 홍보에 나선 저자로서 21세기 미국에서 활동한다"는 전제 아래 철학과 소설을 훌륭하게 접목한 책이다.

이제는 '낡고 딱딱하고 정체된 것'으로 치부되는 철학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하나의 거대한 변론서와도 같다. 특히 학문의 최전선에 서서 "과학은 발전하지만 철학은 발전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과학자들에게 유쾌하게 '한 방' 먹이는 책이기도 하다.

'괴짜'같은 그는 교육 토론회와 연애상담에 나서고 케이블 뉴스쇼에 출연하거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가 있는 연구실에서 과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2400년 전 플라톤이 던진 질문은 언어, 정치, 예술, 수학, 종교, 사랑, 우정, 정신, 개인의 정체성, 삶과 죽음의 의미, 설명과 합리성, 그리고 지식 자체의 본질에까지 적용된다.

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인간이 소외되는 시대, 그가 던지는 질문이 통찰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은 결국 철학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해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노력이 바로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복잡한 논쟁을 거쳐 어렵게 확보된 생각이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철학으로 발전하고, 그러한 철학이 너무 당연해 보이는 나머지 우리는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잊어버린다"며 "철학의 발전을 눈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철학이 우리의 관점 속으로 들어와 섞여 버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우리는 곧 철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책은 환생한 플라톤이 현대인과 만나는 대화편과 그에 대한 해설로 구성됐다. 플라톤의 저술 속 구절들을 현대인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 인용문 형식으로 끼워 넣어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플라톤, 구글에 가다=리베카 골드스타인 지음. 김민수 옮김. 민음사 펴냄. 712쪽/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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