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기업 윤리와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메세나(mecenat)활동을 벌이는 기업, 기업이 메세나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대중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점점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기업 윤리에 대한 일반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저자는 일반인이 ‘기업 윤리’라는 개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업 윤리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들어 기업 윤리의 개념을 서술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경제용어와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재미있게 풀어내 경영학에 문외한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한 예로 2009년 히트작 영화 '아바타'를 끌어와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을 설명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무지의 베일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는 배경은 아바타 세상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두 명의 아바타의 소득을 두고 이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이들의 적정소득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후 최종 합의한 소득의 분배 상태가 가장 공평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 윤리’란 무엇인가. ‘기업 윤리’는 학자에 따라 그 정의가 제각각이다. 저자는 기업 윤리를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으나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를 유지·실현하기 위해 준수되어야 할 기업의 행동방식’이라 정의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 윤리라는 추상적 개념이 구체화되기 위해 필요한 행동적인 개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기업 윤리는 윤리학과 철학에서 사용하는 개념들을 바탕으로 한다. 기업 윤리에서 말하고 있는 대부분의 개념은 윤리학과 철학에서 말하는 개념들을 기업의 입장에 맞게 적용한 것들이다. 우리가 기업 윤리의 철학적 배경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기업 윤리의 철학적 배경을 알면 기업 스스로가 잘못된 기업 행동을 야기한 그릇된 윤리관을 점검하고 행동을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이렇듯 기업 윤리는 기업 행동의 잘잘못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기업이 윤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내릴 수 있는 윤리적 결정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했다. 이 사례들은 독자가 기업 행동이 윤리적인지 비윤리적인지를 판단할 때 또는 기업의 입장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윤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참고하면 좋다.
기업 윤리는 시대와 사회적 배경에 따라 그 해석의 관점과 초점이 달라진다. 분명한 해답이 없는 개념이기에 학자에 따라 그 정의도 제각각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중은 기업이 윤리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기업이 ‘윤리’라는 가치를 추구하기 바랄까? ‘영리조직인 기업에 윤리를 기대한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질문에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속한 사회상을 토대로 조심스레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양극화 사회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의 절규일까.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조직인 기업이 선두에서 불안정한 사회의 진일보를 끌어내 줬으면 하는 대중들의 바람일까. 기업 윤리의 준수가 의무화돼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은 우리사회에 어떤 발전을 가져다줄까? 책장을 덮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된다.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신형덕 지음. 시그마프레스 펴냄. 184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