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해진 기자
2017.01.14 05:53

[따끈따끈 새책]퇴사하겠습니다…'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돈은 정말 짱이다. 돈이 얼마나 짱이냐면 사람들이 매일 아침 회사에 간다". 최근 SNS에서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으며 유명해진 문구이다. 그렇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표 하나쯤 품고 산다지만, 막상 전쟁터 같은 회사를 떠나 천국일지 모를 회사 밖을 택하기엔 다들 배짱이 부족하다.

'퇴사하겠습니다'는 퇴사를 종용하는 책이 아니다. '보람 따위 집어치우고 일하기 싫다고 소리 지르라'는 책도 아니고 '다들 이렇게 사는 거지, 술이나 한잔 해'라며 쓴웃음 짓자는 책도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 퇴사의 유혹을 느끼지만 배짱 좋게 저지르지 못해 자괴감이 드는 직장인들에게 퇴사 선배가 들려주는 현실적인 조언들이 담겼다. 그리고 그 조언의 핵심은 "회사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2016년 1월 과감히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왔다. 28년간 몸담아온 '대기업' 아사히신문을 박차고 나온 계기는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다. 그녀의 나이 50세.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무럭무럭 자라온 청춘을 지나,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간인가 아닌가'하는 판별이 시작되는 나이 대에 접어들었다.

저자는 퇴사를 준비하고 마침내 회사를 그만두면서, 회사란 무엇이고 일이란 무엇이고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출세경쟁과 월급경쟁에 치여 잊고 있던 인생관을 되찾았다. 바로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행복하자'. 그리고 회사를 나오고 보니 알겠더란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얼마나 ‘회사 사회’였는지, 이 지독한 회사 사회에서 회사에 소속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는지.

사회적 울타리이자 감옥이었던 회사 밖으로 나오니, 막상 닥친 현실은 남편 없고 의지할 자식도 없고 게다가 무직. 그러나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희망에 차 있다. 일을 위해 자신의 매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매일을 위해 일을 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속하고 자유롭게, 느슨하고 웅대하게, 행복하게.

물론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무섭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무섭다. 그렇지만 그런 감정이야말로 회사에 내면적으로 구속되어 있다는 증거라고 저자는 귀띔한다. 그러니 당신이 퇴사를 원하는 사람이든, 평생 회사에 매달려 살고 싶은 사람이든 다 괜찮다. 다만 '회사에 종속된 삶을 살지 말라'는 게 저자의 메시지이다. 6단에서 달리지 않아도, 3단으로 감속해도 즐겁게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다.

생각해보면 대체로 우리는 내 일을 사랑하고 때때로 내일 아침도 출근할 곳이 있다는 데 안도감을 느끼지만 회사는 나를 사랑하지도, 책임져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저자 말대로 이제, 정말, 회사는 적당히 좋아하기만 해도 되지 않을까.

◇퇴사하겠습니다=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엘리 펴냄. 204쪽/1만28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