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과 조국의 별이 밝혀야 한다 밤이 울고 있다. 나는 또한 알고 있다 내가 걷는 이 길의 오늘과 내일을…'(김남주 '길')
칠레에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있었다면 한국에는 김남주가 있었다. 1970~80년대에 김남주는 황석영 등 쟁쟁한 작가들과 함께 투쟁적인 한국 문학사를 이끌었다. 이 책은 시인 김남주의 삶과 사상을 비추는 철학적 전기다.
김남주의 삶은 저항의 역사였다. 1946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그는 입시 위주 교육에 반대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전남대 영문과에 입학한다. 1972년에는 최초의 반유신투쟁 지하신문 '함성'을 제작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감옥에서의 모진 고문에도 시작(時作) 열정은 타올랐다. 김남주는 생애 최초의 시를 감옥 벽에다 썼다. '나라 안팎의 자본가들이/그들의 재산 그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쌓아올린 벽이다./놈들로 하여금/놈들의 손톱으로 하여금/철근과 콩크리트로 무장한/이 벽을 허물게 하라/언젠가는 꼭'('내가 처음으로 쓴 시')
10여 개월의 감옥생활 후 '잿더미'라는 시를 1974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발표하면서 저항시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김남주가 등단하자 수많은 문학 지망생들이 그를 따랐다. 1978년에는 황석영, 최권행 등과 함게 민중문화연구소를 개설하고 후배들에게 역사를 강의했다.
1978년에는 '남조선민족해방전선'에 참여해 이듬해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감옥에서 무려 9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그는 칫솔의 끝을 뾰족하게 갈아 우유갑이나 은박지에 시를 새겨 몰래 밖으로 내보냈다.
◇김남주 평전=강대석 지음. 시대의창 펴냄. 404쪽/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