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제·기생제 낳은 세종은 정말 성군일까

이경은 기자
2018.03.24 07:57

[따끈따끈새책]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이영훈 교수의 환상의 나라1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마련한 왕 세종. 당대는 물론 오늘날에도 세종은 성군으로 칭송되며 그에게서 21세기 리더십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세종이 정비한 노비제, 기생제를 지적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세종에 대한 환상의 이면을 꼬집는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왕조에 들어 노비 인구가 크게 팽창하게 된 데에는 세종의 역할이 컸다. 세종의 '노비고소금지법'으로 노비는 주인을 고소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박탈하고 주인의 완전한 사유재산이 되었다. 노비를 함부로 죽여도 큰 죄가 되지 않는 사회, 노비와 양인 사이에서 태어난 소생은 모두 노비가 되게 한 정책은 노비를 정상의 인류로 간주하지 않던 세종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기생제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조선의 기생은 성 접대의 역을 국가로부터 강요받은 관비와 같았다. 1431년 기생의 딸을 기생으로, 기생의 아들을 관노로 삼는 신분세습의 율이 공식적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고급 관료의 기첩이라도 그 자녀가 천역을 면치 못하게 됐다. 나아가 세종은 국경지대의 고을에 군사를 접대할 기생을 설치하고 전국의 각 군현마다 수십명의 기생이 배치했다고 한다. 저자는 세종이 창출한 기생제가 20세기 군 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원류를 이룬 셈이라고 지적하며, 그동안 환상에 가려져 있던 이면을 들춰낸다.

◇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이영훈 지음, 백년동안 펴냄, 244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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