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이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로봇에게 사람의 인격을 넣으면 인간인가요, 로봇인가요?”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적 호기심은 이제 일상이 됐다. SF 영화 속 이야기가 무조건 ‘거짓’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영화와 현실의 문턱도 좁아진 세상이다. 10대들의 무한 호기심에 반응하는 이 책은 SF가 다루는 거의 모든 것에 이야기한다.
국내 대표 SF 작가 김보영과 SF 평론가 박상준이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모집한 질문을 토대로 토론한 내용을 재구성했다.
정답은 없지만, 그럴듯한 논거와 과학적 증거들을 통해 내놓은 답변들은 제법 흥미진진하다. 로봇에 사람의 인격을 넣는 문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갓난아기 때의 인격이 지금의 자신에게 남아있지 않아도 계속 ‘같은’ 사람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 일부 토론자는 이어지는 ‘기억’을 이유로 내민다. 다른 토론자는 ‘치매로 기억을 잃는 이는 그럼 다른 사람일까’ 의문을 제기한다.
김 작가와 박 평론가는 “주관”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과학이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영역이지만 존재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나름 설득의 논리를 제공한다. 어떤 천재나 초인도 느낄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의 주관뿐이기 때문.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질문들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SF적 상상들을 통해 현실에 대해 성찰하도록 돕는다. 남자도 임신하는 세상을 그려 우리 사회 만연한 여성 혐오를 되돌아보게 하거나(‘블러드 차일드’), 시각장애인만 사는 나라를 상상해 장애란 사회의 인식과 제도의 장애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주는(‘눈먼 자들의 나라’) 식이다.
‘쓸데없는 질문’일 수도 있는, 하지만 오늘과 다른 내일의 현실이 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우리 미래 사회의 철학을 엿볼 기회다.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김보영, 박상준 지음. 지상의책 펴냄. 252쪽/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