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도 제대로 못 쓰던 업체였는데, 몰려드는 관광객을 볼 때마다 기쁨을 느낍니다. 내 도시를 알릴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큽니다."
한국관광공사의 지역 주민 참여형 관광 콘텐츠 발굴 사업 '관광두레'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잇따른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이 자체 관광 콘텐츠로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이 사업이 지역 관광시장을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4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2013년 시작한 '관광두레 조성 사업'은 올해까지 147개 지역에서 1만 5756명이 참여했다. 문화관광연구원이 사업을 주도해 오다 2020년 관광공사로 주체가 이관된 뒤 규모가 더 커졌다. 지금까지 발굴한 주민 사업체는 1350개에 이른다.
관광두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3명 이상의 주민이 모여 지역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운영하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외부 자원이 투입되는 다른 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훨씬 전문적이고 열정적이다.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도 '내 지역을 내가 살린다'는 주인의식이다. 전남 영암에서 관광두레 사업을 돕는 PD 역할을 한 김은진씨는 "다른 공공지원 사업은 사업계획서 내용대로 수행해야 하지만 관광두레는 주민 사업체의 수요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지역성과 현장성이 높은 콘텐츠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도 적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려는 취지로 조성된 사업이어서 전체 비용의 10% 정도만 부담하면 법률 자문부터 홍보, 교육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청년으로 구성된 주민사업체는 이 비용을 아예 면제받는다.
관광공사는 여러 지원 정책으로 관광두레를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거래 규모가 큰 기업간거래(B2B) 판로를 개척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춘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냈다. 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 주도로 이다혜 치어리더의 고향 전주를 여행하는 상품을 대만에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뽑힌 이 치어리더의 인기에 힘입어 순식간에 '완판'을 기록했다. 전남 영암의 주민사업체 '예담은규방문화원'은 미식 콘텐츠와 전통문화체험을 결합한 콘텐츠로 내년 하반기 영국의 DMC 방문단을 유치했다.
관광업계는 관광두레가 지역 관광수요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78.4%가 서울을 방문하는 등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종국에는 인구 소멸 위기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세원 관광공사 관광기업협력팀 파트장은 "관광두레가 지역 관광의 긍정적 변화를 선도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머니투데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