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판매는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왜곡하는 중범죄입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시험대라고 생각합니다."
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강한 어조로 거듭 암표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주요 예매처 등 18개 기관을 대표해 참석한 관계자들 역시 암표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열린 '공연·스포츠 암표 방지 민관협의체 발대식'은 지난달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공포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첫 조치다. 협의체는 공연과 스포츠 분야의 암표를 근절하기 위한 민관 협력체계다. 참여자들의 각오를 반영하듯 행사장 안팎의 공기도 비장했다. 행사 전부터 현장 암행어사 제도, 경찰의 적극 수사 등 대안을 논의하는 참여자들도 눈에 띄었다.
민관이 합동으로 암표 근절에 팔을 걷은 이유는 최근 정부가 강한 암표 근절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과징금을 대폭 인상하고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암표 근절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문체부 업무보고 등에서 수차례 암표 문제를 언급했다.
이날 최 장관도 암표가 중대 범죄라는 사회 통념을 정착시키겠다고 수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최 장관은 "협의체는 오랜 난치병인 암표를 뿌리 뽑는 첫 걸음"이라며 "법 개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민관이 상시 협력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오는 8월 공연법 및 체육진흥법 개정안의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재판매 목적으로 부정하게 표를 구매하거나 구입가보다 비싸게 표를 파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적발될 경우 범죄 수익을 추징하고,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입장권 예매처와 중고거래 플랫폼은 감시 제도와 부정구매 사전 차단을 도입하며 한국야구위원회 등은 인식 개선에 나선다. 경찰청은 암표 부정 거래자를 적극 검거할 방침이다. 문체부와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는 암표 의심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이날 협의체에서는 오는 21일 광화문·경복궁 일대에서 열리는 BTS 공연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1만5000여석의 티켓이 판매됐지만 시작 5분여만에 매진되면서 일부 암표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무료 티켓을 100만원 이상에 되파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공연 당일 25만~30만여명의 인파가 현장에 집결할 전망이다.
최 장관은 "BTS 공연은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법 시행 전이라도 관계 기관 및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암표 대응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