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성형고용부' 논란이 시사하는 것

세종=우경희 기자
2015.07.02 10:39

노동개혁 갈길바쁜 고용부, '성형스펙' 트윗으로 홍역

트위터 캡쳐

"고용노동부를 성형고용부, 아니 고용성형부로 바꿔라."

한 네티즌이 고용노동부가 성형을 조장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적은 댓글이다. 노동개혁으로 갈길 바쁜 고용부가 인터넷 상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30일 고용부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한 편의 글이다. 고용부 대학생 명예기자가 썼는데, 제목은 "성형이 취업 7종세트로 자리잡은 시대, 기업들은 어떤 얼굴상을 선호하고 있을까요"다.

글의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인터넷은 비판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대부분이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다. "고용노동부가 성형외과 업계로부터 뒷돈을 받고 PPL(미디어를 통한 간접광고) 식 광고를 해주는 것이 아니냐", "개판된 나라에서 얼굴을 고쳐야 취업된다는 정부, 우린 이 따위 나라에 살고 있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댓글이 내용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수위는 비슷하다.

고용부가 게재한 글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소위 말하는 좋은 스펙을 갖고도 번번히 취업에 실패했던 취준생(취업준비생) A양이 쌍꺼풀 수술을 통해 꿈에 그리던 직장인이 됐다는 사실 여부가 모호한 사례를 든다. 이어 A양처럼 미용이나 의료 목적이 아니라 취업을 위해 성형하는 취준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근거 데이터도 없이 단정짓는다.

그러면서 학벌과 토익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등 기존 취업 7종세트에 사회봉사와 성형수술이 추가돼 취업 9종세트를 충족해야 취업이 된다는 최근 세태를 언급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부가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재할 내용의 글은 아니다. 일자리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정부가 취준생들의 외모 탓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어쨌든 글쓴이가 하고싶었을 말은 뒷부분에 나온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선호하는 얼굴형이라고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는 사진을 첨부하고는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뢰감을 주고 편안한 인상을 줄만한 얼굴을 면접관이 선호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부드럽고 선한 인상은 성형만으로 만들기 힘들며 독서와 뉴스를 통해 시사상식을 넓히고 은어나 비속어를 자제하며 우아한 말투를 갖추는 것이 취업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쁜 이목구비도 미소짓는 얼굴을 이길 수는 없다. 웃는 얼굴이 결국 최고의 스펙이 된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글 자체의 수준에 대한 비판은 가혹할 만큼 이뤄졌고, 이를 생각없이 게재한 고용부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곧바로 해당 트윗을 삭제하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성형고용부' 건에 대한 뜨거운 비난 여론이 무엇에 기인하는지는 정부가 곱씹어볼 일이다. 취준생들에 쌓이고 쌓인 뭔가를 성형고용부 논란이 제대로 건드린 분위기다.

청년실업률은 올 들어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학자금대출에 허덕이면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취준생들은 아르바이트로 몰리고 있다. 서비스업종의 높은 파트타이머 비중의 상당수가 청년근로자임은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잇따라 나온 정부 정책은 백약이 무효다. 그런 정부가 이제 공공연히 '고용절벽'을 얘기하고 있다. 일자리를 달라는 시위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제2, 제3의 성형고용부 논란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기사 댓글을 통해 "남 탓 정부 이제는 하다하다 미취업의 원인이 기업이 선호하지 않는 얼굴형을 가지고 태어난 니 탓이다 이거냐"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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