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환자 유치, 의료계 전체 만족시킬까?

안정준 기자
2015.08.31 03:20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후 줄어든 외국인 환자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 미용 성형수술을 받는 외국인환자에게 한시적으로(2016년 4월~2017년 3월) 부가세 10%를 환급해 주기로 한 것과 관련, 한 성형업계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대로 보건복지부의 이번 방안은 당장 메르스 여파로 위축될 조짐이 보인 국내 외국인 의료 수요 활성화를 노렸다.

국내에서 성형수술 등을 받은 외국인 환자는 2011년 12만2000명에서 2014년 26만7000명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이후 외국인환자의 예약 취소율은 42%에 육박했다. 때문에 외국인 환자 증가세가 메르스를 기점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일단, 유커(중국 관광객)를 중심으로 한 외국 의료관광객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이번 방안은 효과적으로 보인다는 것이 성형업계 중론이다.

보건복지부의 이번 방안을 주시하는 것은 비단 성형업계 뿐만이 아니다. 이번 방안은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 후 나온 첫 외국인 환자 유치 계획이다. 이번 방안은 정 장관 취임 전부터 준비돼 왔다. 하지만 정 장관이 그동안 해외환자 유치를 중심으로 한 의료산업화 의지를 밝혀온 터라 이번 방안이 의료계 전체에 갖는 상징성은 크다.

의료계 전반에서도 일단 긍정적 반응이 감지된다. 한국 의료 브랜드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료서비스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의 방안이라는 평가다. 복지부는 외국 환자 부가세 환급과 함께 외국인환자 종합지원 창구 마련과 건강검진 대표 상품 개발 등의 방안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해외환자 유치 전략이 '의료 영리화'의 신호탄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료 산업화와 영리화는 별개라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이보다 과거 병원 경영을 위해 원격의료에 심혈을 기울인 그의 경력에 여전히 주목하는 의료인들도 분명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의 외국 환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의료 브랜드 강화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경쟁 과열은 의료 영리화의 시작일 수 있다. 정 장관이 앞으로 추진할 의료 정책이 의료 영리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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