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진행된 11일 오전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용하던 국감장에서 갑자기 호통을 쳤다. 최 의원은 "가급적, 최대한, 빨리, 조속히 같은 대답만 하냐"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호스피스 관련 질문에 정 장관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하자 쌓였던 불만이 터져나온 것. '초보장관'인 정 장관의 호된 국정감사 신고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정 장관은 대다수의 질문에 "가급적 빨리 알아보겠다", "조속히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쏟아내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일부 의원은 리더십 문제를 거론하며 "업무파악을 할 때까지 집에도 가지 마라"고 언급했다. 분당서울대병원장 출신으로 지난달 27일 취임한 정 장관은 스스로 문외한이라고 표현했던 복지 분야뿐 아니라 보건 분야에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이 이틀째 진행됐다. 시작부터 정 장관을 몰아세우는 목소리가 높았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장관이 잘 모른다 하고 미지근하게 답하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본인이 잘 아는 장애인 의료에 대해서도 왜 답변을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정 장관을 질타하는 목소리에 여당도 가세했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 취임한지 10일 정도 됐는데 업무 파악이 잘 안된 것 같다"며 "소신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답변만 계속 하고 있는데, 5000만 국민의 보건복지 수장인만큼 역할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질의 초반에 정 장관의 업무파악 능력과 답변수준을 거론하며 질타를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첫날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업무파악이 안 되면 향후 장관의 체면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리더십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집에 가지 말고 모든 업무를 파악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계속 그런 식이면 나중에 국회에서도 문제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정 장관이 제대로 질의내용을 소화하지 못하자 보건복지부 담당 국장들이 나서는 일까지 발생했다. 의원들의 호명 없이도 보건복지부 국장들이 답변을 하는 일이 발생한 것.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은 자제를 촉구하는 경고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럴 거면 국감을 그만두자"는 말까지 나왔다.
정 장관은 잇따른 질책에 "업무파악을 제대로 못해 죄송하다"며 "취임 10일 중 3일 간 다른 일 때문에 국감 준비를 제대로 못했지만 의욕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정 장관은 지난 7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열린 2015년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회담에 참석했다.
한편 정 장관은 전날 이른바 '쌍둥이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의 "쌍둥이 임신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왜 이런 트렌드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한번에 아기를 다 낳고 빨리 직장으로 가기 위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 장관의 인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