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루·탈세]

국세청이 법인 명의로 된 차량이나 회원권 등을 사적으로 사용한 기업들을 정조준했다.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예고한 것. 국세청이 이번에 겨냥한 19개 기업의 탈루 혐의 금액만 무려 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 연두색 번호판을 단 차량을 집중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연두색 번호판은 2024년부터 도입된 '고가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 및 리스·렌트 차량이 적용대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그동안 고가 법인차량을 이용한 변칙적 탈세행위를 막기 위해 2016년부터 전용보험가입과 운행기록부 작성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그런데 최근 연두색 번호판이 기업체를 보유한 '자산가의 상징'처럼 인식되면서 법인 명의 고가차량 구매가 다시 증가하는추세다.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했는데 되려 '부의 상징'으로 과시하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고급 외제차를 사서 개인적으로 회장 아들, 손자들이 끌고 다니는 사례가 있었는데 요즘은 잘 없나요"라며 국세청장에게 물었다. 이는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번 세무조사 선상에 오른 19개 법인들은 세금을 회피하면서 사주 일가의 배를 불려왔다.
일례로 제조업체인 A는 시세 3억원 이상의 고가 슈퍼카 6대(총 36억원 상당)를 포함해 외제차 45대를 보유하고 있다. A는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직원 급여는 수년간 동결한 반면 사주는 명품과 고가 슈퍼카를 과시용으로 법인자금으로 구매해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내 전시용으로 사용했다.
또 고급 룸살롱에 수 차례 드나들며 유흥비 약 15억원을 법인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고액 급여 약 60억원을 과다하게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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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치지 않고 배우자가 대표이며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이 가상자산 채굴기를 취득하도록 자금 약 200억원을 무상 대여했다. 사주 일가 명의의 해외계좌에 약 1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도 해외금융계좌를 미신고하는 등 재산 은닉 시도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 관련 제조・판매하는 법인인 B의 사주는 회사 자금으로 총 6억원에 상당하는 슈퍼카 3대를 구입해 사용했다. 그러다가 자기의 자녀에게 슈퍼카를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자녀 지배 법인에에 슈퍼카를 저가에 양도했다. 해당 자녀는 슈퍼카를 사적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실제 근무 없이 회사로부터 가공 급여 약 2억원을 수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주는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비용 약 10억원을 회삿돈으로 결제하는 등 사익을 편취했다.
아울러 뷰티 관련 제조업체 C는 회사 명의로 고가 슈퍼카 3대(총 7억원 상당)를 리스해 사주의 배우자가 사적으로 사용했고 사주의 배우자 등 가족에게 인건비로 약 15억원을 과다 지급했다.
C회사 사주 일가는 골프장, 고급 호텔, 상품권 구입 등 호화・사치생활에 법인카드 약 1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해외 페이퍼 컴퍼니에 광고비 명목으로 약 60억원을 송금해 허위의 광고비를 계상하고 법인자금을 해외로 유출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세무조사의 단초 자체는 사실은 슈퍼카의 구입 현황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면서도 "이번과 같이 불공정 탈세행위에 대한 자체 정보수집을 강화하는 동시에 법인들의 부당한 자금 유출이나 편법적 증여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검증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