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구글세 NO, BEPS로 해달라"

세종=조성훈 기자
2016.01.22 06:02

구글세 대신 BEPS 사용 요청..."한국기여 많이하는데..."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파이어사이드 챗'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2.15 머니투데이/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방지와 공정한 세금징수를 위한 조세제도를 통칭하는 ‘구글세(Google Tax)’를 두고 구글이 난감함을 토로하고 있다. 구글이 다국적 기업의 대표주자로 꼽혀 부도덕한 탈세 기업의 오명을 홀로 뒤집어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최근 언론에 ‘구글세’라는 용어 대신 ‘국가간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비록 구글세라는 용어가 2000년대 부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해외에서는 수년 전 부터 BEPS로 통칭됐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BEPS 보다 구글세로 계속 알려져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세회피를 한 다국적기업은 구글 말고도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 많은데 왜 구글세로만 쓰느냐는 항변이다.

‘구글세’라는 표현은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구글의 검색서비스 점유율이 90%로 높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지적재산권 침해나 검색 중립성 이슈가 제기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그러다 2011년 영국에서 공식적으로 과세 입법이 추진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 구글의 매출액 32억파운드에 대한 법인세가 고작 매출의 0.19%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기업이 법인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아일랜드 등 저세율 국가나 조세피난처에 본사를 세워 지재권과 영업권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영국 조세당국이 과세 입법을 추진했던 것이다.

구글세는 2013년께 선진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즉 ‘BEPS’라는 공식용어로 대치됐다.

OECD는 개별 국가나 개별 다국적기업에 대한 과세 확대에 반대했고 지난해 BEPS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도입방안에 합의해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이 해당 국가 법령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구글이 대표적 조세회피 기업인 것은 맞지만 유명세로 인해 억울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Dutch Sandwich)’로 알려진 다국적기업의 대표적 조세회피 기법은 사실 1980년대 애플이 처음 만들어낸 것이다.

다국적기업이 법인세율이 미미한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설립하고, 아일랜드와 조세협정을 맺어 세금을 안내도 되는 네덜란드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로열티와 수익을 주고받아 세금을 회피하는 것이다.

특히 구글은 한국 내에서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토종검색포털에 밀려 점유율이 5~6%대에 머물고 있는데도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중시해 구글 캠퍼스와 개발자 지원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에릭슈미츠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들도 수시로 방문하는 등 ‘친한국’ 행보를 보여 왔다. 이는 국내 기여가 미미한 애플과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구글세’란 용어를 언론에서 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게 구글 코리아의 항변인 셈.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한국을 포함한 영업하는 모든 국가에서 해당국의 세금관련 법규를 준수한다”면서 “BEPS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전반에 대한 것인 만큼 구글세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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