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영국과의 금융·무역연계에 대한 분석을 했는데, 한국은 연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영국의 우리나라 대상 교역비중은 1.2%에 불과하다. 독일(12.8%), 미국(11.4%), 중국(8.2%) 등에 비해 현저히 적은 규모다. 우리나라의 영국 수출 비중도 1.4% 수준으로, 전체 16위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와 영국의 교역이 135억17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교역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영국 무역흑자는 1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실물경제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그 영향을 완전 배제할 순 없는 것이다.
특히 외환·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은 올해 1~4월 4200억원 규모의 우리나라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계 자금의 유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한다. 우려대로 외환·금융시장 영향이 가시화되면 상황 단계별 대응계획에 맞춰 안정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금유출에 대비한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은 이미 이뤄졌다. 정부는 제도 개편과 함께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확대하고, 외환건전성 부담금의 탄력적 요율조정 근거를 마련했다. 은행의 외화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는 내년부터 도입된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상황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올 경우에도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이 3개월 이상은 버틸 수 있게 관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외화 LCR 도입과 함께 규제비율을 단계적으로 올릴 예정이다.
외환당국의 또 다른 축인 한국은행도 브렉시트 여부에 따른 국내 외환·금융시장 파급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브렉시트로 외환·금융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선 아직 영국의 EU 잔류를 예측하는 전망이 우세한 것 같다”며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조치도 준비해 둔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