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비과세 혜택만큼 '의무 지출' 필요"(상보)

세종=박경담 기자
2016.06.22 17:32

조세연 세법개정 토론회서 윤지현 서울대 교수 "상속·증여세 혜택만큼 공익활동 지출시 5%룰 개정가능"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익법인제도 개선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 <br /> <br /> 왼쪽부터 강성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소장), 김완석 서울시립대 교수, 박두준 가이드 스타 사무총장, 이준봉 성균관대 교수, 윤지현 서울대교수, 박태규 연세대 교수, 소순무 변호사(사단법인 온율 이사장) 현승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2016.06.22. <br /> <br /> suncho21@newsis.com

공익법인에 기업 주식을 기부할 경우 5%까지 상속·증여세를 면제받는 제도와 관련, 세제 혜택을 받은 만큼 공익 활동에 돈을 지출하면 비과세 상한선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공익법인제도 개선방향' 공청회에서 윤지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에 특정 기업의 주식을 5%(성실공익기업 지정시 10%) 넘게 기부하면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이른바 '5%룰'로 일부 대기업이 그룹 지배력 확보 차원에서 공익법인을 우회로로 삼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조항은 당초 취지와 달리 선의에 의한 주식 기부까지 차단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이달 초 "내국법인 지분 출연 시 지분 5%까지 상속·증여세를 면제하는 조항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공익법인에게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이유는 국가가 직접 재정을 지출하는 대신 공익법인들이 관련 활동 재원을 늘려주는 데 있다"며 "공익법인들이 확보한 재원으로 관련 활동을 충실히 하지 않는다면 세제 혜택을 부여할 이유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세법은 민간재단에 대해 '의무 지출'이라는 제도를 둬 매년 보유하고 있는 재산 일정 부분을 반드시 공익 활동에 지출하도록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세제 혜택에 상응하는 만큼 공익을 위해 실제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는 주식 출연 재산에서 발생하는 수입에 초점을 맞춰 재산의 일정 부분을 공익 활동에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의무 지출 방안으로 △공익법인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 △실제 공익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의심스러운 자산만을 기준으로 해 지출액 설정 등의 방식을 거론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익법인제도 개선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6.06.22. <br /> <br /> suncho21@newsis.com

윤 교수는 5%룰과 관련해선 "공익법인 운영 실태에 관해 비판이 끊이지 않는 현 시점에서 단순히 주식보유 한도만을 완화하자는 주장 설득력이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의무 지출 제도 도입을 전제로 한다면 1994년 이전처럼 20%의 보유 상한을 설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법에 공익법인 주식출연 제한규정이 처음 담긴 1991년 당시 비과세 상한선은 20%였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의 변칙 증여가 사라지지 않자 1994년 비과세 상한선은 5%로 대폭 강화됐다.

윤 교수는 비과세 상한선은 올리되 의결권을 제한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세제 혜택 크기와 공익을 증진하는 정도가 상응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며 "다만 공익법인이 지주회사처럼 이용되는 현상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강성훈 조세재정연 부연구위원은 "공익법인이 대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익활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경영권 승계 및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며 "의무 지출은 의미가 있지만 주식 보유 한도 설정 등 우리 상황에 맞게 어떻게 도입할 지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두준 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5%룰을 완화하는 것은 기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이다"며 "아울러 기부금을 받는 단체가 크든 작든 기부금 내역을 전면 공시하도록 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완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조세회피나 탈루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규제한다면 공익활동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에 '5%룰' 예외사유가 있는데 실제로 해당되는 곳은 적어 예외사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경제개혁연구소 분석 결과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재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며 "이들 재단이 공익활동을 위해 계열사 주식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익법인들이 계열사 지분을 현금화하지 않는 이유는 지배주주의 지배권 유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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