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만으론 안돼... 일학습병행제로 실전까지 터득"

이동우 기자
2016.07.15 06:09

[시행 3년차 맞은 일학습병행제-③]재무행정·자산관리 서비스 전문기업 이랜드서비스

지난 11일 찾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이랜드서비스에서 학습근로자와 현장교사가 세법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동우 기자

“학교에서는 이론을 중점적으로 배웠지만 회사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막막했습니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현장교사들께서 실무와 교육을 접목해 알려주시니까 정말 이해가 쉽게 됩니다.” (김성수 사원, 24)

지난 11일 찾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이랜드서비스. 세법 관련 교육을 받고 있던 학습근로자 6명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업무 경험을 토대로 한 현장교사의 생생한 설명이 쉽고 재미 있었던 덕분이다.

이랜드서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추진하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반 년간의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산업인력공단이 뽑은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회계·재무컨설팅·자산관리 등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만큼, 직원 역량의 지속적인 성장은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 서비스 전문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배경에서 이랜드서비스의 일학습병행제 참여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인석 이랜드서비스 대표이사는 “NCS(국가직무표준) 작업에 참여하는 지인의 소개로 일학습병행제를 알게 됐는데, 회사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흔쾌하게 도입했다”며 “현재는 교육을 받는 직원들이 더욱 원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학습병행제는 학습근로자가 기업체에 취업해 이론과 현장실무를 함께 배우는 한국형 도제제도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키운다는 취지로, 2013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현재 7000여개 기업과 약 2만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인력공단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바탕으로 한 현장 훈련(OJT) 및 현장 외 훈련(Off-JT) 등 훈련프로그램 구성부터 인증, 학습근로자의 성과 평가까지 전 주기에 걸쳐 기업을 감독·지원하고 있다.

학습근로자가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산업인력공단과 산업계의 공동 평가 아래 수료증이 부여된다. 최종 합격한 학습근로자는 해당 기업의 일반 근로자로 전환돼 자연스럽게 숙련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이랜드서비스가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할 당시의 학습근로자는 26명이었지만, 내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토대로 지난 4월에는 17명의 학습근로자를 추가했다. 회사의 여건이 되는 한도 내에서 학습근로자를 계속해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장교사인 김수정 재무행정팀장은 “회사가 성장하려면 학습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며 “정부와 공단에서 지원을 해줘 직원들을 성장시킬 기회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학교에서 이론만 배운 채 들어와 업무 중에 새로 가르쳐야 하는 예전과 달리,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교육에만 그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찾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이랜드서비스에서 학습근로자와 현장교사가 현장 밀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동우 기자

학습근로자 입장에서도 보다 실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상당하다. 이시은 사원(20)은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회계 자격증을 땄지만, 부가세 신고 등 회계의 기초가 부실했다”며 “업무를 함께하는 상태에서 배우다 보니까 이해도 쉽게 되고, 전보다 업무 처리도 수월하게 잘 됐다”고 말했다.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이은지 사원 역시(25)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입사해 실무적인 지식이 거의 없어 매장의 세액공제 등 실질적인 업무에서 애를 먹었다”며 “직접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을 해 줘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운용 중인 이랜드서비스는 학습근로자 육성에 그치지 않고, 다른 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제의 모델기업로 확고히 자리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더욱 적극적으로 해서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델기업이 되려고 한다”며 “그렇게 해서 다른 기업이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경우 컨설팅을 해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와 산업인력공단은 이랜드서비스 등 그간 진행된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도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권기섭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훈련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학습근로자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직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며 “이랜드서비스처럼 기업 전체적인 학습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권 국장은 “정부는 이런 우수사례를 적극적으로 전파해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현장의견을 청취해 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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