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가정도 전기를 아낄 경우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지금은 정부가 전력사용량을 줄이라는 ‘급전’ 지시를 내릴 때 전력소비를 줄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급전지시 여부와 상관없이 전력소비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4인 가구 기준 365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소비량에 맞먹는 규모의 수요 감축이 기대된다.
11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 확정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서 수요반응(DR)시장 규모를 현재의 4.3GW에서 7GW로 약 1.7배 확대할 방침이다.
DR시장제도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전력피크 때에 정부와 계약을 맺은 기업의 공장, 대형건물 등이 전력소비를 줄이면 그 큼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정부는 가계도 참여시킬 방침이다.
특히 2GW(28.6%) 규모는 전력피크 시기가 아니어도 계약을 맺은 기업이나 가계가 전력소비를 줄이면 보조금을 주는 연중 DR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DR시장이 상시화되는 것이다.
한국은 2011년 9.15 정전사태 이후 효율적 예비율 관리를 위해 2014년 11월 DR시장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861개에 불과하던 시장 참여자는 꾸준히 늘어 지난 6월 말 기준 3195개로 늘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피크 때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은 발전소를 추가로 짓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므로 DR시장제도가 필요했다.
2GW 규모의 DR 시장이 상시 운영될 경우 원전 2기 또는 석탄화력발전소 3기의 설비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예비율이 2%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100% 운영된다면 산술적으로 연간 전력소비 감축량은 1만7520GWh로 지난해 대구(1만5300GWh)나 강원(1만6400GWh)의 연간 전력소비량을 훌쩍 뛰어 넘는다.
특히 DR 시장에 가계가 참여할 경우 공장, 대형건물 등 사업장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빼 놓는 등 생활습관을 바꿔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전력피크 때 가정용 수요 비중이 60% 수준이므로 피크 때 전력부족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다만 보조금 수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DR 시장 참여자가 전력소비를 줄일 경우 ㎾당 약 4만3000원의 기본정산금에 전력소비를 줄인 시점의 전력단가를 적용한다. 가정에서 만약 3㎾급 아파트태양광을 설치해 하루 10시간의 전력소비를 줄이면 기본정산금 12만9000원을 받는다. 여기에다 평균전력단가를 80원/㎾이라고 하면 정산금 87만6000원(3㎾X10시간X365일 X80원)을 합쳐 100만5000원을 받을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DR 시장은 기업, 가계의 자발적 참여로 사회적 비용은 낮추고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일부는 상시화하면서 인센티브와 제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새로운 제도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