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 동안 우리의 경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최근 청와대는 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발간한 책자 '문재인 정부 1년 국민께 보고드립니다'에서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2017년 3.1% 성장, 17개월 연속 수출 증가, 신설 기업 월 1만개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올해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연 사실도 언급했다.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경제'를 지향한 결과라고 정부는 밝혔다.
◇J노믹스의 '明'= 책자에서 언급한 대로 문재인정부는 출범 당시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간의 경제정책이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는 것이었고, 기업에 투자하면 국민에게 혜택이 전달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했다면 사람중심 경제는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을 의미한다. 5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수출, 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이 내수, 가계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런 'J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소득주도성장'이다. 신호탄은 최저임금을 사상 최대 폭인 16.4% 인상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건강보험료 보장성을 강화하고 주거급여를 확대하는 등 생활비를 줄여주기 위한 정책을 폈다. 실업급여와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는 등 사회 안전망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이 9개 분기 만에 증가세(1.6%)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20% 간 차이(5분위배율)는 4.61로, 전년 동기 4.63보다 낮아지는 등 소득 불평등도 완화됐다.
문재인정부는 동시에 모든 정책 수단은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2021년까지 청년 일자리를 최대 22만개 만드는 내용의 '특단의' 청년 일자리 대책도 발표했다.
임기 만료 시점인 2022년까지 국민안전과 복지, 인권 등 현장 공무원 17만4000 명을 채용하고, 보육, 요양, 보건 등 공공사회서비스 분야 공무원을 34만 명 채용하기로 하는 등 공공부문 고용 확대 플랜도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현장 민생 공무원이 3만5000 명 충원됐고, 공공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는 1만8000 개 늘었다. 여기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52시간 근로를 확립하는 등 근로 여건 개선도 추진된다.
◇J노믹스의 '暗'= 하지만 급격한 정책 전환에 따른 부작용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전년대비)은 1.6%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가사도우미료와 공동주택 관리비는 각각 10.8%, 6.8% 인상됐다. 외식비는 2.7% 올랐는데, 갈비탕은 6.3%, 생선회(외식)는 5.4%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편성했다. 고용 타격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2월과 3월 2달 연속 10만 명 대에 머물렀다. 지난 3월의 경우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종 취업자는 지난 3월 각각 2.5%, 0.9% 줄었다.
공공부문 선호 현상은 강화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체 청년의 45.3%가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분야 성과 맨 앞에 내세운 성장률 역시 3%대를 유지하기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올해 선진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2.5%로 높였지만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유지했다.
정부가 둘째로 내세운 성과인 수출도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수출은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내용이 더 문제다. 지난 4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할 정도로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13개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절반 정도인 6개 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이 53.6% 증가했는데, 이는 유가 상승 때문에 일어난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급 측면의 성장정책은 창업과 신산업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혁신성장'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구조가 취약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