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금펀드와 연금신탁을 통해 국내 주식, 장내 파생상품을 매매해 얻은 이익에 비과세를 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2018 세법 개정안에 연금펀드·연금신탁에서 발생한 국내주식·장내파생상품 매매손익 비과세 방안을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
연금펀드나 연금신탁은 국내 상장주식과 장내파생상품에 투자해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연금을 수령할 때 3.3~5.5%의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 일반 펀드는 국내 주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장내파생상품 매매 수익은 과세가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2018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연금펀드과 연금신탁의 경우에도 일반 펀드와 동일하게 비과세하겠다고 밝혔다. 형평성을 고려하고, 채권에 치중된 연금상품 운용자산을 다변화해 노후자금인 연금 수익을 늘리게 하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정부는 연금펀드나 연금신탁과 구조가 비슷한 연금저축보험도 함께 세제 개편을 추진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에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표해야 한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비과세를 해 줄 경우 오히려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일반 펀드는 펀드 운용 자산 가운데 국내 주식과 장내 파생상품에서 손해가 나더라도 이 손금이 채권 등 다른 자산에서 나온 이익과 상계가 되지 않는다. 주식과 다른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아무리 손실이 크더라도 채권 등 다른 자산 운용 수익 전체에 과세가 되는 것이다.
반면 현재 연금펀드·연금신탁은 전체 자산 운용 결과에 대해 과세를 하기 때문에 주식 부분이 손실이 났다면 다른 자산 운용 이익으로 상계가 가능한 구조다.
만약 일반 펀드처럼 연금펀드와 연금신탁도 주식과 장내파생상품 운용 수익에 비과세를 한다면 이같은 '손익 통산'를 하지 않아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연금펀드·연금신탁 과세 제도를 바꾸면 주식·장내파생상품 손익과 별개로 다른 자산 운용 이익에 대해 과세를 해야 한다"며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주식에서 손해를 봤는데도 손익 통산이 안돼 현행 제도보다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금펀드와 연금신탁의 경우 불입 시점에서 세액공제를 연간 700만원 한도로 받는다는 점도 고려됐다. 일반 펀드는 불입 시점에 세액공제 혜택도 없고, 펀드 원리금 수령 때도 주식과 장내파생상품 매매손익에 대해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