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첫 300억달러 돌파…반도체 호황이 중동 악재 눌렀다

경상수지 흑자 첫 300억달러 돌파…반도체 호황이 중동 악재 눌렀다

최민경 기자
2026.05.08 10:28

(종합)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6.05.06.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6.05.06.

한국의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 호조에 힘입어 또다시 역대 최대 흑자를 경신했다. 다만 중동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겹치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였던 지난 2월(231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경상수지는 35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3월 경상수지는 월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상회했다"며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재차 경신한 가운데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고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축소되면서 다른 항목들도 함께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지는 35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수출은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했고, 수입은 592억4000만달러로 17.4% 늘었다.

수출은 IT 품목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49.8%) △컴퓨터주변기기(+167.5%) △정보통신기기(+78.1%) 등이 큰 폭 증가했다. 비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69.2%) △화공품(+9.1%) △철강제품(+5.9%) 등이 증가했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는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68.0%) △중국(+64.9%) △미국(+47.3%) △일본(+28.5%) △EU(+19.3%)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다만 중동 지역 수출은 49.1% 감소했다.

수입은 자본재 중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34.5%), 정보통신기기(+51.6%), 수송장비(+34.8%)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었고, 원자재도 화공품을 중심으로 6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김 국장은 "원자재 수입 증가는 중동 분쟁에도 불구하고 도입 시차 때문에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 의약품과 반도체·2차전지용 원자재를 중심으로 화공품 수입이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행수지는 봄철 국내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4년 11월 이후 13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김 국장은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에 더해 3월 방탄소년단(BTS)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3월 입국자 수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단발성이라기보다 꾸준히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 증가 영향으로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김 국장은 "미국 주식 배당이 분기 초와 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전월보다 배당수입이 증가했다"며 "4월은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늘어나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369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88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37억7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0억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340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293억300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중동지역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 속에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중동 리스크 영향과 관련해 "미국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은 3월엔 크게 없었지만 4월부턴 상품 수입과 수출 쪽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 흐름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수입 가격이 올라도 석유제품 수출 가격도 오르면서 상품 수출과 수입 양쪽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연간 경상수지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월 무역수지 흐름과 관련해선 "양호한 흐름이 계속될 거 같긴 한데 결과적으론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어떻게 지속되는지, 중동 분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했다. 4월 통관 기준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12억3000만달러로 3월 대비 약 4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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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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