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우려 팽팽히 맞선 금통위…"경기·물가"vs"금융불균형"

한고은 기자
2019.05.07 17:49

일부 금통위원 "통화정책, 거시경제 하방위험 완충 유의"…금리인하 가능성 열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9.4.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와 물가를 우려하는 측과 금융불균형을 우려하는 측으로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1.75%)를 동결했지만,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도 있었다.

한은이 7일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A금통위원은 "현재 기준금리와 중립금리와의 격차는 급속히 해소되고 있으며 이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이 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했던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A금통위원의 발언은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토론에서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적 실질금리 부근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의심의 여지없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한 금통위원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A금통위원은 한은이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5%)에 대해서는 "성장률의 조정 폭이 크지 않은 것은 2분기 이후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이 기대의 실현여부는 향후 가계소비와 기업투자의 반등여부에 의존하며,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B금통위원은 "경기 및 물가의 둔화흐름이 뚜렷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거시경제의 하방위험 완충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A·B금통위원은 한은의 올해 경기전망에 대해 경기 하방위험이 크다고 지적하며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반면 C금통위원은 "최근 금융불균형의 누증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C 금통위원은 "레버리지 확대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거시건전성 차원을 넘어선 본질적 문제의 해소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수요진작으로 도모할 경우 물가상승과 함께 금융불균형 누적도 다른 형태로 다시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요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금융불균형 문제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D금통위원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 등을 근거로 성장모멘텀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D금통위원은 그러면서 "금융상황이 완화적으로 평가되는 데다 금융안정의 주된 리스크 요인인 가계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한 것.

E금통위원은 "2분기 이후 국내외 경기가 추가로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금융불균형 정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E금통위원은 최근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 차츰 완화되고 있지만 올해 예정된 수도권 아파트 입주, 분양물량 등을 감안하면 금융안정 상황을 계속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D·E금통위원은 A·B금통위원에 비해 향후 경기흐름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경기 전망에 대한 금통위원 내부의 인식차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F금통위원은 "세계경제 둔화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대외불안요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면 하반기 경제성장에 상방리스크 요인"이라며 "하반기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안정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모습이며, 금융불균형 우려가 확실히 반전될 수 있을 것인가 판단하기 위해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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